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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인턴→정규직` 비결…"능력증명보다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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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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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 결실을 맺지 못하고 내년 상반기 대규모 공채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취업준비생에게 보름가량 남은 12월은 유난히 마음이 분주한 시기다. 지난 구직활동에서 무엇 때문에 고배를 마셔야 했는지 되짚어보는 한편, 본격적인 채용장이 열리기 전까지 어떤 활동으로 유의미한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고민해 볼 만하다.

이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취업준비생에게 채용전환형 인턴십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직무 경험을 쌓는 것에 더해 정규직 전환에 성공하는 경우에는 구직활동을 마치는 것까지 가능하다. 채용전환형 인턴을 거쳐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이들에게 어떻게 정규직 전환의 문을 열었는지 비결을 물었다.

A씨(28)는 제조 업계에서 2개월간 채용전환형 인턴십을 거쳐 현재 3년 차 정규직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에 추가 학기와 대학 수료 상태로 두 차례 졸업을 미뤘지만 공채에서는 면접 단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다 기회가 주어진 한 번의 채용전환형 인턴십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A씨는 자신이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데 유리하게 고려된 요소로 평판과 업무능력 두 가지를 꼽았다. 다만 A씨는 "업무능력은 프로젝트 발표 때나 겨우 보일 수 있다"며 "일을 시켜야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텐데 회사 선배들은 현업에 바쁘고, 인턴은 '곧 나갈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일을 시키거나 따로 챙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그나마 인턴이 노력해서 챙길 수 있는 것은 사무실 내 평판"이라며 "원만한 대인 관계, 업무를 배우려는 모습 등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더 잘하기 위해 배우려는 모습이 꾸밈없이 드러날 때 긍정적인 평판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을 억지로 포장하려 했다가는 되레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통신 업계에서 4년 차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 B씨(29)도 전환형 인턴의 문을 열고 취업에 성공한 사례다. B씨는 경기도 소재 4년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인문사회계 학생보다는 취업문이 상대적으로 넓었지만 졸업을 앞두고 취업 걱정에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개월간 치러진 인턴생활은 B씨에게 하루하루가 면접이나 다름없었다. B씨는 "말 하나, 행동 하나, 생활 전반에 걸쳐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끔 야근을 하기도 했지만 회사에 오래 남는 것도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질까봐 눈치가 보였다"며 "회사 서버에 접속하지는 못하더라도 집에서 업무와 관련해 서칭하는 일을 했다"고 했다. 회사에서 제시간에 업무를 마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였다. B씨는 인턴으로서 '플러스알파'를 보여주는 업무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처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걸음 정도라도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B씨는 "개발자에게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무언가 숙제처럼 업무가 자신에게 떨어졌을 때 한술 더 뜨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특정 프로그램을 짜는 과제를 받았다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툴까지 만들어 본다면 일을 시킨 사람 입장에서는 분명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능력을 입증해내기보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인턴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채용 업무를 맡는 인사담당자들이 바라는 '인턴상'도 A씨·B씨 설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2010년 인사담당자 356명을 대상으로 어떤 인턴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싶은지 물었다. 복수 응답이 가능한 설문조사에서 인사담당자들은 △묵묵히 열심히 배우고 따라 하려는 인턴(55%) △주어진 일은 밤새서라도 마치는 인턴(37%)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 인턴(36%)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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