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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美 해군사관학교, 'OK'사인한 학생 조사…백인우월주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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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육사와 해사의 풋볼 라이벌전에서 해사 생도 틈에 섞여 응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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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엄지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을 붙여 원을 만드는 OK' 손가락 사인이 백인 우월주의와 결부됐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미군에서 이러한 수신호를 사용한 사관학교 생도들을 내부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해군 사관학교는 지난 1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육군 사관학교와의 풋볼 경기를 앞두고 TV인터뷰 도중 'OK'수신호를 사용한 생도들을 조사할 조사관을 임명했다.

앨러나 가라스 해군사관학교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한 예비 조사를 수행할 담당자를 임명했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육군 사관학교 측도 "이 문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OK사인을 한 생도들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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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해군사관학교와 육군사관학교 풋볼팀의 라이벌전에서 해사 생도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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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사·해사 양교 학생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풋볼 라이벌전을 펼쳤다. 문제는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 전문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OK' 손짓을 하는 몇몇 학생들 모습이 화면에 잡히면서 불거졌다.

미국에서는 OK 사인이 승락을 의미하는 뜻으로 오랫동안 통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원을 만든 엄지와 검지 외 다른 세 손가락을 곧게 펴지 않고, 아래쪽으로 손 모양을 바꿀 경우 백인 우월주의를 나타낸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손 모양이 '백인의 힘'(white power)의 첫 글자인 W와 P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월 뉴질랜드에서 모스크(이슬람사원)를 겨냥한 총기난사 테러를 자행한 호주의 백인 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도 법정에 출두해 OK 사인을 만들어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이 OK 손짓을 증오를 나타내는 기호 목록에 최근 추가했다.

다만 ADL은 OK 사인이 다중적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L은 "2017년 이래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이고, 악의 없는 의미로 OK 사인을 사용했는데도 인종주의자 또는 백인우월주의자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OK를 상징하는 손짓은 대개 승인이나 허용이라는 전통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며 "따라서 다른 맥락상 증거가 없으면 이 같은 신호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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