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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도로 위 시한폭탄' 블랙아이스 "안전운전·안전시설 확충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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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지난 주말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상주-영천 고속도로 다중 추돌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블랙아이스 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 대응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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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뉴스핌] 남효선 기자 =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의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블랙아이스 현상'에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연쇄추돌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30여명의 사상자기 발생했다.[사진=경북도소방본부] 2019.12.14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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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4시 41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 상행선에서 차량 20대가 연쇄 추돌해 운전자 등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비슷한 시각 사고 지점에서 2㎞ 떨어진 하행선에서도 차량 20여대가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상주-영천고속도로 일대 사고로 이날 하루 만에 총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친 것이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블랙아이스로 추정하고 있다. 새벽에 내린 비가 도로 위에 얼어붙어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리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도로 위에 얼어붙은 살얼음에 아스팔트 노면 색깔이 그대로 투영돼 운전자가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블랙아이스가 생긴 도로는 일반도로보다 제동 거리가 7배 안팎으로 길어져 사고가 날 경우 대형 참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블랙아이스가 원인으로 지목된 사고는 상주-영천 고속도로 참사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오전 4~9시쯤 충북 지역에서는 22건의 빙판길 추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날인 새벽 5시 20분쯤에는 충북 영동군 심천면 도로에서 화물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차량 6대가 추돌해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4일 경기 화성에서는 블랙아이스로 10중 추돌 사고가 나 2명이 숨졌다. 지난달 29일에는 강원 고성군 거진읍 송죽리 송죽교 인근 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차량 5개가 연쇄 추돌했다.

블랙아이스 사고는 겨울철마다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블랙아이스 사고 사망자는 706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눈길 사고 사망자(186명)보다 4배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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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연쇄추돌사고 현장[사진=경북도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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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예방에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이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차량 통행량이 적은 도로나 터널 등에서는 서행 운행하고 앞차와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하며, 운행 전 일기예보를 숙지하는 등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교량, 터널, 산기슭 등 위험 구간에서는 급제동, 급가속, 급핸들 조작을 피하고 운전 중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하면 핸들을 같은 방향으로 조금씩 꺾어야 한다.

관련 당국의 사고 예방 대책이 보강돼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졌다. 눈이 오면 모래나 염화칼슘을 뿌려 교통 정비를 하는 것처럼 블랙아이스 현상에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령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블랙아이스 사고 빈발 지역에 위험 알림 표지판을 설치하고 속도 감속을 위한 경고성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밤이나 새벽에도 운전자가 충분히 인식하도록 표지판을 설계하고, 자발적으로 감속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서는 단속을 통해 감속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선 설치와 같은 선제적 조치는 장기적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결빙 가능성이 있는 도로 아래 열선을 매립해 기온이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결빙이 감지되면 녹이는 것이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만 비용 문제로 단번에 완료하기는 어려워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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