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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대학생 선수 3명 중 1명 '폭력경험', 인권위 "초·중·고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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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대학생 운동선수들이 선배나 코치로부터 수시로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는 등 인권침해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6일 발표한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운동선수 3명 중 1명꼴로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을, 10명 중 1명은 선배나 코치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권위가 앞서 조사했던 초중고 학생선수의 모든 인권침해 사례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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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16일 발표한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결과' 보고서 중 일부. [표=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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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응답자 4924명 중 31%(1514명)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 등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답변했다. 언어폭력은 주로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선배선수(58%), 코치(50%), 감독(42%) 등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일부는 인권위 조사에서 '(지도자에게) 욕은 항상 먹는 거고 부모님이 보시는 앞에서 소리를 치기도 했다',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한 타투(문신)에 대해 감독님이 지적하며 부모에 대한 욕을 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 대학생 운동선수 중 33%(1613명)는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 이 중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인 신체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인권위가 지난 2010년 조사한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11.6%)보다 증가한 수치다. 폭행 유형은 '머리박기', '엎드려뻗치기'가 가장 많았고 라이터, 옷걸이, 전기파리채 등으로 폭행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대학교 운동선수의 성폭력 피해 경험 비율도 9.6%(473명)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피해는 주로 '특정 신체부위의 크기나 몸매 등 성적 농담을 하는 행위(203명)',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2.5%)' 순이었다.

특히 '강제로 성행위(강간)를 당한 경우'도 2명이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만짐(1.2%)', '신체 부위를 몰래 혹은 강제로 촬영함(0.7%)'과 같은 피해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한 여자 대학생 선수는 인권위 조사에서 "(지도자가)생리 주기 물어보면서 '생리할 때 기분이 어떠냐', '생리 뒤로 좀 미룰 수 없냐'고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대학생 운동선수의 인권침해를 개선하기 위해 이날 대한체육회,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오히려 대학생 운동선수들이 초중고 학생들보다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되고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의견과 개선방안을 검토해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실태에 대한 정책권고로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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