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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新남방 K금융]조롱받던 K뱅크, 수출코리아 주연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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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현지에서 본 K금융

아세안 지역 중심으로 경제영토 확장

2년 연속 해외 당기순이익 1조원 예상…작년 동남아 수익 2억6610만달러로 최대

[글 싣는 순서]

1. 베트남-신남방 중심, 박항서 신드롬 '날개'

2. 인도네시아-'아세안 맹주', 인구 3억 시장서 금맥 캔다

3. 홍콩-세계 금융의 메카, 글로벌화 핵심 기지

4. 캄보디아-메콩강 신(新) 중심지, 핀테크로 승부


[자카르타=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내수 산업으로 취급받던 금융업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해 한국의 경제 영토 확장 최선봉에 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우간다 보다 못한 금융 경쟁력'이라고 조롱받고 있지만 특유의 영업력과 ICT가 결합된 핀테크 노하우로 아세안 지역에서 세력을 넓히는 모습이다. 수출 주도의 한국경제 성장사에서 '조연'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한국금융이 신남방 지역을 중심으로 확실한 '주연'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도 2년 연속 해외 당기순이익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설치한 해외 점포수도 지난해말 953개에서 올해 말 1000개 돌파가 확실시 된다.


가장 빛난 곳은 신남방 지역.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지난해 동남아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억6610만달러로 중국(1억5380만달러), 미국(6310만달러), 홍콩(1억7460만달러), 영국(6840만달러), 일본(9000만달러) 보다 많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6100만달러에서 1억3180만달러로 1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과거 은행들은 미국, 홍콩 등 선진 시장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십수 년 전부터 신남방 지역으로 전략을 틀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불과 6년 전인 2013년만 해도 은행들이 동남아 지역에서 거둔 순익은 9140만달러로 미국(1억2630만달러), 홍콩(1조70억달러)에 못미쳤다.


시중은행 4곳 중 3곳의 해외 순익 톱(Top)도 신남방이 차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서 586억원을 벌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244억원, 186억원을 벌어들였다. 그간 일본, 중국 등이 차지해 온 1위 자리를 동남아 지역이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신남방 지역에 진출하는 것은 높은 성장 잠재력, 젊은 인구, 풍부한 자금 수요 등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이 저상장 기조에 신음하는 상황에서 신남방 금융시장 진출은 수익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기도 하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현지 상장 은행 기준 태국의 순이자마진(NIM)은 6%, 인도네시아는 5.9%. 필리핀과 베트남은 각각 3%대 중후반 수준이다. 1.5%대 NIM을 위해 지방은행을 포함해 수십개의 은행이 경쟁하고 있는 한국과 비교하면 신남방지역 개척이 절실한 이유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라는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는 등 신남방정책에 맞춰 국내 제조업의 현지 진출 계획이 잇따르면서 현지 정부 및 금융당국의 우호적 제스처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내년 한국 금융산업의 동남아 진출 거점인 '아세안 금융협력센터'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개소한다. 이밖에도 방탄소년단 등이 주도하는 '한류열풍'이라는 소프트웨어 부문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은 "신남방은 젊은 인구, 높은 성장 잠재력, 낮은 금융 침투율 등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며 "금융 영토 확장을 위한 글로벌 은행의 격전지가 되고 있지만 한국계 은행들로서는 꼭 잡아야 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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