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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실손보험은 요금 올리고…장기보험은 보장 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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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 보험손실 증가하자 손해율 관리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보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부풀자 결국 보장을 줄이거나 보험료를 인상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보험사에게 비용절감 등 자구 노력을 주문하고 있지만 결국 보험 가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실정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최근 보험 상품 가운데 갑상선암, 경계성종양, 기타피부암 등 유사암에 대한 진단비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올해 초 5000만원까지 보장하는 특약으로 암보험 경쟁을 촉발시켰던 상품이다.


DB손해보험은 이날부터 유사암 진단비 가입금액을 기존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축소했다. MG손해보험도 유사암 진단비 한도를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절반으로 내렸다. 어린이보험 유사암 진단비도 현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변경된다.


KB손해보험은 지난 9일 유사암 진단비 가입금액을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내렸다.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어린이보험 유사암 진단비 가입금액을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췄다.


암보험 선택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진단비를 줄이는 것은 곧바로 판매, 즉 매출에 영향을 준다. 손보사들은 판매를 줄여서라도 손해율 관리를 강화하고 사업비 지출을 낮춰 장기보장성보험 손실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손보사들은 내년 1월 실손의료보험료 인상도 예고하고 있다.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평균 129.1%로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평균 15~20%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과 물밑조율을 거쳐 10% 안팎의 인상률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손보사들은 3분기까지 장기보장성 보험에서 손실 규모가 3조7236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1%나 확대됐다. 사업비 지출이 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으며, 손해액은 지난해 33조1000억원에서 34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현대해상은 3분기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은 95.6%로 지난해 말(88.5%)보다 7.1%포인트 악화됐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92.4%, 91.0%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각각 7.3%포인트, 6.2%포인트 올랐다. KB손보도 90.5%로 4.3%포인트 상승했으며 삼성화재도 같은 기간 4.1%포인트 오른 85.5%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경쟁이나 고객 유치를 위해 진단비가 높았던 측면이 있지만 내년에는 유사암 진단비 뿐만 아니라 상당수 보험에서 보장을 축소해야 할 상황"이라며 "새해 경영 전략을 구상하면서 손해율이나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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