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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중기 밀집 산업단지, 올해 생산·수출 두 자릿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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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현재, 생산 -12.0%·수출 -16.8%·가동률- 2.3%P
고용인원 월 100만명선 무너져…고용 직격탄
창원 -43.4%·여수 -32.4%·시화 -25.3% 등 주요 단지 ‘붕괴’ 수준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산업단지의 생산과 수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2.0%, 1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동률도 전년 대비 2.3%포인트(P) 내려갔다. 고용 인원도 100만명선이 무너졌다. 특히 전남, 전북, 수도권 지역의 산업단지가 집중적인 타격을 받았다.

조선비즈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시의 도금업체에서 한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을 하는 모습. /김연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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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 영향에 생산·수출 동반 감소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1~9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국가산업단지(산업단지) 산업동향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9월 현재까지 생산(금액 기준)은 전년 대비 12.0%, 수출은 16.8% 각각 줄었다. 평균 가동률은 77.9%로 전년 같은 기간(80.2%) 대비 2.3%P 떨어졌다.

산업단지는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어, 제조업종 중소기업 업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기압계)다. 산업단지 생산과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여준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중기 제조업의 경우 생산이 줄었던 것은 IMF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2.01%를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중소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7.7%다.

고용인원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산업단지 고용인원은 99만3000명으로 100만명선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1만7000명과 비교해 2.4%가 줄어들었다. 인원으로는 2만3000명에 달한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은 "수출이 줄고 내수가 위축돼 경기가 침체된 영향을 받고 있다"며 "미중 무역 갈등 영향으로 중국 쪽 수출이 줄어든 영향도 컸다"고 했다.

업종별로는 기계(-22.7%), 전기전자(-17.4%), 석유화학(-16.4%) 순으로 생산액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다. 업종별 수출액 감소율은 기계(-29.0%), 전기전자(-22.8%) 섬유의복(-21.0%)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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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국가산업단지 생산액 및 수출액 추이(위)와 평균 가동률 추이(아래).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 미중 무역 갈등에 유가 하락까지…여수·시화·창원 생산 최대 43.3% 줄어

생산량 증감을 시도별로 따지면 전남 지역 산업단지 생산이 지난해보다 2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전북(-17.2%), 수도권(-16.9%), 경남(-5.4%), 경북(-5.0%), 강원(-2.2%) 순이었다.

전남의 감소폭이 25%에 달한 것은 유가 하락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 수요 부진 때문이다. 석유화학기업이 밀집한 여수산업단지의 경우 9월까지 생산액이 4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조7000억원) 보다 32.4% 줄었다. 한경연은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지면서, 공장을 가동하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국면이라 생산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계 공업이 밀집한 경기도 시화산업단지(-25.3%)와 창업산업단지(-43.3%)도 큰 폭으로 생산이 줄었다. 시화산업단지는 주로 기계와 석유화학 업종의 중소업체들이 밀집해 있고, 창원산업단지는 두산인프라코어나 현대로템, 한화 같은 기계업종 업체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다.

삼성전자·삼성SDI·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전기·전자업종이 주로 모여있는 구미산업단지의 경우 올 1~9월 생산액이 전년 대비 2조6000억원 줄어 산업단지 중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김유하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석유화학은 수출단가 하락 영향, 전기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고,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업종의 경우 미중 무역갈등의 직격타를 맞은셈"이라며 "기계나 전기전자 업종이 각지에 흩어진 것과 달리 석유화학 업체들은 여수산단에 집중돼 있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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