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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태국 정부 놀랐나…'쿠데타 이후 최대' 野 집회 조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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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명백한 법 위반" vs 야당 "부당함에 목소리 낸 것"

연합뉴스

방콕서 5년 반만의 최대 반정부 집회
14일 방콕 도심에서 열린 5년 반만의 최대 반정부 집회에 참석한 타나톤 중룽르앙낏 FFP 대표가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표시를 하고 있다. [방콕포스트 캡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경찰이 지난 주말 쿠데타 이후 5년 반 만에 최대 규모로 열린 야당 주도 반정부 집회에 대해 법을 어긴 것이라며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예상외로 많은 수천 명이 모인 데다 국내외 언론의 관심도 커지는 등 심상치 않은 양상에 태국 정부가 놀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일제히 주말 집회가 위법이었다면서 법적 처벌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콕 제6지구의 메티 락판 경찰서장은 지난 14일 방콕 시내 중심부인 예술문화센터 앞에서 열린 퓨처포워드당(FFP) 주최 집회가 명백한 공공집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집회는 최근 태국 헌법재판소가 타나톤 중룽르앙낏 FFP 대표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데 이어 선거관리위원회가 헌재에 FFP 해산 심판마저 청구한 와중에서 타나톤 대표가 집회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개최를 제안한 데 따라 열린 것이다.

메티 서장은 행사 주최자들이 집회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행사 목적도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경찰은 집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행동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 경찰청의 끼사나 파타나차렌 대변인도 경찰과 보안당국 요원들이 당시 집회를 관찰하기 위해 파견됐으며,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각종 증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끼사나 대변인은 공공집회 허가에 대한 법이 존재한다고도 지적했다.

방콕 집회와 같은 날 북부 치앙마이에서 열린 '소규모' 연대 집회 행사에 대해서도 치앙마이 경찰서 측은 불법 집회를 주최한 관계자들을 관할 경찰에 고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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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론 중룽르앙낏 FFP 대표가 주말 방콕 도심 반정부 집회에서 인사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그러나 '명백한 위법'이라는 경찰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정작 집회 당시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나루몬 삔요신왓 정부 대변인은 언론에 시민들이 거리 시위에 참석하기 전에 (목적이나 성격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루몬 대변인은 그러면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공공 안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반대는 (거리 집회가 아니라) 의회에서 의원들에 의해 제기되는 걸 보고 싶어 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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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방콕 도심 반정부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고가 통로까지 가득 들어차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FFP의 빠니까 와닛 대변인은 주말 집회는 위법이 아니라면서, 시민들이 부당함과 국가 업무를 다루는 정부의 방식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달 12일 달리기 행사 형식으로 진행되는 '독재자에 반대하는 달리기' 집회는 물론 그 이전에도 이번과 유사한 반정부 집회를 또 개최할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FFP의 다른 움직임들은 기다려 보면 알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삐야붓 생까녹꾼 FFP 사무총장은 찬타부리주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 여권이 당을 해산 시켜 소속 의원들을 끌어들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FFP는 해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이 내가 의회 내에서 일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난 의회 밖에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FP 대표의 의원직 상실 결정과 헌재에 제기된 FFP 해산 심판 청구로 촉발된 정국 갈등이 쿠데타 이후 최대 반정부 집회라는 '촉매제'를 거치면서 고조되는 양상이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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