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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연임 확정…채용 논란에도 ‘1등 금융그룹’ 탈환 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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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리딩뱅크 지위를 확보하며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변은 없었다.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5명의 차기 회장 후보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적으로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단독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조 회장 연임을 확정 지었다는 말이다. 이번 회추위가 유독 주목을 받은 이유는 회장 선임이 정부 입김에 좌우될지 여부 때문이었다. 금감원은 조용병 회장이 지고 있는 법률 리스크 관련 우려를 초기 회추위 때 신한금융 사외이사진에 사전 전달한 바 있다. 참고로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인사청탁 의혹으로 검찰과 기소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회추위는 조 회장 기소 발표 전에 회장 선임 절차를 밟음으로써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회추위 행보에 금융감독원도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를 취한 것이 조 회장 연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감원 우려 전달과 별개로 “어디까지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제시한 것이고 선택은 신한금융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결국 회추위는 후보자의 프레젠테이션(PT)과 질의 응답, 회추위원들 간 내부 토론 등 절차대로 독립성을 유지하며 후보 선임에 합의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조 회장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분류되던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은 ‘남산 3억원 비자금 사건’ 무혐의 처분을 받는 등 나름 명예 회복은 했으되 고배를 마시게 됐다.

조 회장이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 연임에 성공한 결정적인 이유는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조 회장 재임 기간 동안 신한금융그룹은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더불어 1등 은행 경쟁에서도 지난해 리딩뱅크(순이익 기준) 자리를 재탈환하면서 명예 회복을 분명히 했다.

올해 실적도 기대 이상이다.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2조8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6434억원 대비 9.6% 늘었다. 라이벌 KB금융이 3분기 기준 2조7771억원을 기록했으니 여전히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더불어 조 회장 취임 후 강조했던 비이자이익 성장세도 뚜렷하다. 3분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은 2조586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841억원)보다 37%나 급증했다. 이런 실적 배경에는 조 회장의 ‘원 신한’ 전략이 있었다.

은행, 카드, 증권 등 각 계열사별로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업을 매트릭스 형태로 연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원 신한’ 전략의 핵심이다.

▶그룹 체질 개선 ‘원 신한’ 전략 통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 투자 건이 있다 하면 아시아신탁이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등이 힘을 합쳐 더 낮은 금리의 자금을 조달하며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식이다. 조 회장은 “고객에게 최상의 금융상품·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한 전 계열사가 모든 자원과 역량을 하나의 회사처럼 공유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해왔다. 신한금융그룹이 유수의 건설사를 제치고 ‘판교알파돔’ 사업자와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지주, 은행, 금융투자, 생명, 캐피털 5개사로 구성된 GIB 사업 부문이 유기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만 여전히 조 회장에게는 숙제가 많다. 법률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도 변수다. 리딩뱅크는 물론 확고한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쌓기 위해 대규모 M&A, 해외 순익 확대도 꾀해야 한다. 2번째 임기가 더 주목받는 이유기도 하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8호 (2019.12.18~2019.1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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