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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신작 매출 1위 꿰찬 엔씨소프트…‘리니지2M’ 돌풍에 ‘택진이 형’ 대박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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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진이 형 밤새웠어요?” “일찍 일어나 일하고 있어요.” “근데 리니지2M 언제 나와요?”

최근 TV와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전파되며 소비자 관심을 모은 광고 대사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M’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영상으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목소리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게이머가 애타게 기다린 신작 리니지2M이 11월 27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장에 나온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꿰차는 등 초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신작 일정 지연, 기존 게임 매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인해 실적이 부진하던 엔씨소프트가 ‘대박’을 내며 반등할 수 있을까.

매경이코노미

수많은 게이머가 기다린 ‘리니지2M’이 11월 27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리니지2M 돌풍으로 엔씨소프트 실적이 날개를 달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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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M 얼마나 대단하길래

▷사전예약자만 738만명

리니지2M은 약 2년 6개월 동안 개발자 150여명이 참여해 제작한 게임. 사전예약자 738만여명을 모으며 모바일 게임 기록을 새로 쓰는 등 세상에 나오기도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서비스를 시작한 후에도 게이머 발길이 이어진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시장에 나온 지 9시간 만에, 구글플레이에서는 4일 만에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리니지2M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충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난 IP를 활용했다. 리니지 IP는 1998년 PC 게임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리니지2’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등 후속작이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12월 5일 기준 구글플레이의 게임 부문 매출 상위 10개 작품 중 3개(리니지2M,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가 리니지 IP를 활용했다. 특히 리니지M은 2017년 6월 등장해 약 2년 5개월 동안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이용자층이 탄탄하다. 리니지 콘텐츠가 올해까지 21년간 벌어들인 금액은 8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혈맹 시스템을 비롯해 이용자가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를 여럿 갖췄다는 점 역시 호평받는 요인이다. 혈맹은 팀 혹은 동맹과 같은 개념. 이용자는 같은 혈맹에 속하는 게이머와 함께 미션에 도전하거나 다른 혈맹과 전투를 하는 등 다양한 퀘스트를 즐길 수 있다.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돋보인다. 김택진 대표가 지난 9월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모바일 게임 한계를 넘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력으로 따라올 수 없는 게임”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을 정도다. 리니지2M에는 3D 모바일 게임 최초로 ‘충돌처리’ 기술이 적용됐다. 캐릭터가 각자의 공간을 차지하게 설정하고 다른 캐릭터가 공간을 침범하면 겹치지 않고 부딪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쓰지 않으면 캐릭터가 같은 곳을 지나가도 서로 부딪치지 않고 통과한다. 충돌처리 기술 덕분에 리니지2M은 현실감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픽은 4K UHD를 적용했다. 리니지2M과 함께 선보인 ‘퍼플’ 또한 반응이 긍정적이다. 모바일 기기로 하던 게임을 PC에서 이어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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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매출 20억원대 예상

▷일본·대만 등 해외 성과도 기대

시장에서는 리니지2M이 당분간 돌풍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에 힘입어 엔씨소프트 실적 역시 우상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니지2M 유저 상당수는 ‘린저씨(리니지 하는 아저씨)’라 불리는 3040세대다. 30대와 40대 이용자 비율이 73%로 추산된다. 구매력을 갖춘 연령대인 만큼 매출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리니지2M을 즐기는 사람 대부분은 게임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 하드코어 유저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통상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이용자가 이탈하는데 매출로 연결되는 핵심 소비자는 오랫동안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덧붙인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리니지2M은 내년 일본과 대만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 예정돼 있다. 리니지M, 리니지2 등이 인기를 끈 지역으로 IP 인지도가 높아 흥행이 예상된다.

새 게임이 기존 게임 유저를 흡수하며 기존 게임 이용자가 줄어드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현상도 아직까지는 감지되지 않는다. 당초 시장에서는 리니지M 이용자가 리니지2M으로 이동하면서 리니지M 매출 기여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리니지2M 서비스가 시작된 후에도 전작 리니지M 이용자 수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리니지M은 일간활성이용자수(DAU) 12만여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2M과 더불어 리니지M이 캐시카우 역할을 이어나가며 엔씨소프트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밖에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리니지 이외 게임도 순항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분석이 쏟아진다. 이진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니지2M은 올해 4분기 일매출 30억~40억원, 2020년에는 20억원대 초중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리니지2M 흥행에 힘입어 엔씨소프트 2020년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산업 내 톱픽(최선호 주식)”이라고 추켜세운다. 실적뿐 아니라 주가 역시 상승 기류를 탈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12월 4일 종가 50만원을 기록한 엔씨소프트 주가가 1년 안에 70만~75만원 선으로 뛸 것이라 예상한다.

▶과한 현금 결제 유도는 논란

▷양날의 검 확률형 아이템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현질(현금 결제)’ 유도가 과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클래스(직업) 뽑기가 논란이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캐릭터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향후 다른 클래스로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확률형 아이템이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뽑기 같은 상품으로 이용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랜덤박스’를 구매하면 엔씨소프트가 정한 확률에 따라 클래스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일부 상위 클래스 당첨 확률은 0.001%대에 불과하다. 캐릭터 레벨을 올리려면 경험치를 쌓아야 하는데 이를 가속화시켜주는 아이템 역시 돈을 쓰지 않으면 사실상 얻기 어렵다. 이정엽 순천향대 한국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리니지M을 비롯해 그간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주요 게임은 이기려면, 혹은 잘하려면 돈을 내야 하는 ‘페이투윈(pay to win)’ 구조였다. 리니지2M은 게임 플레이 자체를 위해 돈을 내야 하는 ‘페이투플레이(pay to play)’ 구조에 가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금 요소가 심하다”고 분석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클래스 뽑기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유저 이탈을 유도할 수 있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게임과의 경쟁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V4’. 지난 11월 7일 서비스를 시작한 MMORPG다. 12월 5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며 리니지2M을 바짝 추격 중이다.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고 새 유저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도 한창이다. 지난 11월 26일 인기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 백종원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공개하고 아이템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12월 중 PC 버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달빛조각사도 주요 경쟁작이다.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소설 ‘달빛조각사’ IP를 활용해 만든 게임. 리니지 초기 개발을 이끌어 ‘리니지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제작했다. 11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12월 5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13위. 리니지2M과 V4에 다소 뒤처지지만 최고 매출 기록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지난 12월 3일 처음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이 밖에 2020년 발표를 앞둔 ‘세븐나이츠2’ ‘바람의나라 : 연’ 등도 눈여겨봄직한 작품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2M은 충성도가 높은 하드코어 유저를 많이 보유한 덕분에 최소 2020년까지는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실적 역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단 올해와 내년을 지나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새롭게 등장할 경쟁작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과금 체계 논란을 해소할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역시 필수”라고 총평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호 (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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