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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비영리 기관이 ‘투명한 소금’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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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회】 사회가치 확산을 위한 NPO의 역할 포럼

고립된 전문화 넘어 연대와 협력 필요

기존 틀 벗어나 개성 있게 가치 창출을

사회문제를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투명하게 관리되면서도 유연한 활동 조직은 없는 것일까? 비영리 기관(NPO)은 기존의 틀을 넘는 창의적인 활동으로 국가와 시장이 하기 어려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공공의 자원을 사용함에 따라 주무 관청의 감사 대비, 사업별로 진행되는 평가와 정산 등 행정처리에 적지 않은 시간과 자원을 쓰게 된다. 이런 것들은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원래의 목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에 소홀해지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지난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최해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사회가치 확산을 위한 엔피오(NPO)의 역할’ 포럼은 비영리 기관이 이런 제도적 질곡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토론 자리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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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비영리 기관이 직면한 본질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그는 “시민사회가 전문화되면서 비영리 기관들이 개별적이고 작은 성과들은 많이 보여줬지만, 서로 독자적으로 활동함에 따라 이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제도화하고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 복지, 노숙인 자립 등 개별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이를 ‘빈곤’이라는 큰 틀에서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송 이사장은 “전문화를 넘어선 시민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제시했다. 이원재 랩(LAB)2050 대표도 “시민사회가 언제부터 누가 정해주는 기준대로 가치를 창출했는가”라며 “기존 틀에서 벗어나 각 조직이 개성을 발휘해 가치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틀이 마련된다면 이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본연의 목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으리란 의견도 나왔다. 정순문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사회적 가치 평가를 도입해 회계 투명성에 함몰된 기존의 틀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비영리 기관이 “시민사회와 시민 간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사회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정의하는 것이 사회적 가치 논의의 출발점”이라며 “문제를 정의해야 목표를 세우고, 전략과 측정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 기관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김범용 부천희망재단 상임이사는 ‘공익활동가 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익기금을 통해 공익활동가들이 세상을 바꾸는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태윤 아름다운재단 변화사업국장은 “비영리 기관은 자신들의 활동 성과와 존재 의미를 대중과 잘 소통하지 못해왔다”며 “활동을 통해 이룬 성과를 보다 다양한 경로로 알림으로써 존재 가치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서혜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hyeb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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