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LG명예회장 별세 각계 추모… 고인의 뜻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김상조 실장, 文대통령 대신해 조문… 李총리 “늘 소박했던 모습 기억” 글
재계 인사들 추모 발길도 이어져… 허창수 전경련회장 “선도적 사업가
이땅에 산업화 기틀 마련” 추도사
15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빈소는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차분한 분위기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LG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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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숙환으로 별세한 LG 구자경 명예회장의 빈소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마련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비공개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르겠다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LG는 별도 조문과 조화를 사양하기로 했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빈소에는 일부 정·재계 인사들만 찾았고, 이들도 대부분 짧은 시간만 머물렀다.
빈소가 열린 지 이틀째인 15일 오전, 빈소 앞에는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이 있었다. 안내문 너머로는 ‘부의금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문구가 방명록과 함께 놓였다. 빈소가 차려진 병원 측에서도 이날 고인의 장례식장을 전광판 등을 통해 게시하지 않았다.
또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LG 임직원 일동, GS 임직원 일동,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구자원 LIG 명예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 범LG가(家)의 조화만 놓였다. 빈소에 조화가 수시로 왔지만 대부분 돌려보내고 고인과 가깝지 않은 외부인의 조문도 받지 않았다.
정치권 인사들도 대부분 직접 조문을 자제했다. 이날 오전 11시 반경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김 실장은 “문 대통령은 고인이 한국 화학 산업과 전자 산업의 기틀을 다지고, 특히 강조한 정도 경영과 인화 상생의 기업문화를 통해 미래에도 우리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줬다며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회장님께서 1980년대 정부서울청사 뒤편 허름한 ‘진주집’에서 일행도 수행원도 없이 혼자 비빔밥을 드셨던 소박한 모습을 몇 차례나 뵀다”며 “회장님의 그런 풍모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을 키웠다고 생각한다”며 추모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부터). 뉴시스 |
재계에서는 이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아들 정용진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또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 노기호 전 LG화학 사장 등 구 명예회장과 함께 근무했던 전 LG 경영진도 이날 오전 일찌감치 조문해 고인을 기렸다. 전날에도 일부 LG그룹 원로들과 구자열 LS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이 조문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이 땅에 산업화의 기틀을 만들었던 선도적인 사업가였다”고 추모했다. 허 회장은 구 명예회장에 대해 “연구개발(R&D)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고인의 지혜와 경륜이 절실하게 느껴지는데, 더는 뵐 수 없는 현실이 야속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1987∼1989년 18대 전경련 회장을 지낸 바 있다. 허 회장은 할아버지(구인회-허만정)와 아버지(구자경-허준구) 세대에 이어 구씨가(家)와 3대째 동업자 관계를 맺은 인연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적극적인 R&D와 해외 진출을 통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고객 가치 경영을 도입하는 등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추모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강토소국 기술대국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그룹의 비약적 발전과 화학 전자 산업의 중흥을 이끌며 한국경제 성장의 밑거름을 마련했다”고 추모했다.
서동일 dong@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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