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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핵전쟁 억제력 강화” 대미 압박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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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 북, 13일 동창리서 엿새 만에 다시 “중대 시험”

‘7분 시험’ 언급…ICBM 강력 시사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적용”

비건 입국, 15일 문 대통령 접견

경향신문

‘대북 메시지’ 들고 왔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앞줄 오른쪽)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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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7일에 이어 13일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다시 진행했다. 특히 북한은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전략무기’라는 표현을 사용해 최근 시험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연관됐음을 강조했다. 북한이 설정한 시한인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14일 조선중앙통신에서 “13일 오후 10시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일에도 같은 곳에서 ‘중대 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북한은 두 차례 시험이 무엇인지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고 관련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ICBM인 화성-14·15형에 사용된 엔진이 완성된 곳이다. 미사일 기술의 고도화를 상징하는 장소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서해위성발사장의 용도와 북한의 발표 내용에 비춰 북한이 이번에도 새로운 로켓 엔진의 연소 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은 시험이 오후 10시41분부터 48분까지 ‘7분간’ 진행됐다며 지난번과 달리 구체적인 시험 시간도 밝혔다. ICBM 등 미사일에 사용되는 새로운 1단 추진체의 기술적 완성도를 최종 검증했거나, 신형 2단 추진체 엔진을 시험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번 시험의 성과들을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시험 때는 ‘전략적 지위’라는 용어를 썼지만, 이번에는 ‘핵전쟁 억제력’이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5일 통화에서 “핵 억제력은 상대방의 핵 공격과 위협을 같은 핵무기를 통해 방지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번 시험이 위성발사가 아니라 핵무기와 관련된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미국에 주겠다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지난해 4월 결정한 ICBM 시험발사 중단 철회나 그렇게 해석될 수 있는 조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대 시험 발표 약 7시간 뒤인 이날 밤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이 신형 전략무기 개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박 총참모장은 담화를 통해 잇단 시험으로 확보한 새로운 기술들을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히 견제·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힘의 균형이 철저히 보장돼야 진정한 평화를 지키고 발전과 앞날을 보장할 수 있다”며 핵무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는 남겼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5일 방한했다. 비건 대표가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판문점에서 북·미 접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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