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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北에선 '귀한 몸' 된 타조…고기에 뼈까지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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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뼈 이쑤시개·담배 파이프 인기…건강에 좋다"

연합뉴스

평양 교외의 타조목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우리에게 소가 먹거리부터 노동력까지 내어주는 고마운 동물이라면 북한에는 '타조'가 있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5일 "지금 평양타조목장에서는 타조의 부산물을 이용해 여러 가지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전 같으면 쓰레기 처리했던 타조뼈로 이쑤시개와 '담배 물주리'(파이프), 반지 등을 만들었더니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라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강한 항균 작용을 하는 타조뼈로 만든 이쑤시개는 입안의 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며 이의 법랑질이 전혀 벗겨지지 않게 한다고 홍보했다. 치아가 아플 때 타조뼈 이쑤시개를 물고 있으면 아픔이 사라진다는 주장도 폈다.

그런가 하면 타조뼈로 만든 담배 파이프는 상아 파이프와 비해 볼때 타르를 차단하거나 니코틴을 제거하는 기능이 훨씬 더 높다고 선전했다.

심지어 이 파이프를 물고 있으면 기침을 멈추거나 가래를 삭이고 신경통을 치료한다고도 했다

아프리카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타조가 어쩌다 북한에까지 넘어가 '귀한 몸'이 됐을까. 그 연원은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던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집권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타조 고기가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가죽으로는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며 사육을 지시했고, 1998년 평양 교외에 첫 타조목장이 들어선 이후 각지로 확산하면서 타조는 낯설지 않은 가금류가 됐다.

지난 8월에는 평양타조목장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준공식을 열어 산뜻하게 단장된 목장을 대외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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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농장 시찰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교외의 타조농장을 시찰하던 모습. 조선중앙통신은 2009년 10월 2일 이 사진을 보도하면서 정확한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매체들은 타조의 생산 주기가 14개월로 1년만에 100㎏으로 자라 소고기 생산보다 훨씬 경제적인 데다 한 해 평균 1.6㎏의 알을 40∼80개 낳아 생산성이 좋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타조 고기가 실제로 식량난 타개에 일조했는지는 미지수다.

AP 통신은 평양 종합지국 개설을 계기로 2011년 7월 보도한 르포 기사에서 타조고기가 평양의 고급 식당에서 별미로 제공될 뿐 수백만 주민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유명 식당인 약산식당과 모란봉 기슭의 칠성각은 타조불고기, 타조육개장, 타조알공기찜, 타조목살찜, 타조간회, 타조위회, 타조발통찜도 만들어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조목장은 관광용으로도 톡톡히 제 몫을 하는 듯하다.

북한 고려항공여행사가 제공하는 평양 관광 상품에 타조목장은 빠지지 않는 코스다. 릉라인민유원지 등의 전경을 새긴 타조알공예품은 외국인들에게 기념품으로 인기라고 한다.

남북관계가 좋을 땐 평양을 방문한 남측 대표단이나 방문객들도 들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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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타조알 상품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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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타조목장
북한 평양타조목장이 준공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월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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