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식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 상무. [사진 제공 = KT] |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연결 디바이스로 자동차에 주목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빨리요…"
KT 자율주행 경쟁력이 뭐냐는 질문에 이종식 인프라연구소 상무의 대답은 솔직담백했다. 5G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이냐"는 고민을 악착같이 했다는 그는 일찌감치 자율주행에 관심을 가졌단다.
KT가 5G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한 것은 2015년부터다. 국내 통신사 기준 가장 빠른 시기다. '구태여 왜 자율주행이었냐'는 물음에 이 상무는 "커넥티비티(연결성)"라 답했다.
"당시 커넥티비티를 구현할 새로운 디바이스로 자율주행차를 떠올렸습니다. 실생활에 가장 밀접하고 다양한 디바이스와 연결 포인트도 많기 때문이죠. 통신사 입장에서 '기회'로 본 셈입니다."
포화된 스마트폰 대신 미래 가치가 높은 자율주행에 눈 돌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극한의 응답속도를 요구하는 자율주행에 5G가 제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작이 빠른 만큼 이룬 성과도 많다고. "KT는 자율주행 버스 임시운행 허가를 국내 최초로 획득하고 V2X 5G 단말 첫 상용화를 이뤘습니다. 제주 C-ITS, 대구 테크노폴리스, 판교제로시티 등 미래 교통 관련 9개 사업 수주를 따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맥락의 얘기가 이어졌다. 이 상무는 KT가 자율주행과 관련된 전례 없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45인승 버스 기준으로 1000㎞에 달하는 자율주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운전자 개입 없이 일반인을 태운 차량이 무사고로 400시간을 달리는 성과도 냈죠. 이는 대고객 서비스 최다 운행 기록이에요."
지금까지 해온 과제와 성과들은 이 상무의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근거가 돼 보였다. 그간 KT가 자율주행에 힘 쏟아왔다는 방증이기도하다. '통신사임에도 자율주행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대단하다'는 말에 이 상무는 "자율주행에 중점을 두고 이렇게 하는 통신사는 글로벌 어디에도 없을 거다. KT가 유일할 것"이라며 허허 웃어 넘겼다.
다른 회사와 비교해 KT가 가진 자율주행 기술의 강점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이 상무는 "많은 회사들이 자동차가 스스로 모든 결정을 내리는 단독형 자율주행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KT는 네트워크 기반의 클라우드 협력 자율주행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네트워크 기반 자율주행차의 최대 장점은 높은 '안전성'과 '정확성'이라 말했다. 이 상무는 자율주행차 사고 대부분이 센서의 한계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센서 기반 자율주행은 먼지, 비, 안개 등의 날씨환경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정확성을 떨어뜨리게 되고 악천후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이 됩니다." 실제 테슬라, 우버 등 센서 기반 자율주행차가 테스트 도중 사망사고를 일으킨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상무는 KT가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충분한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KT는 풍부한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운용 경험이 있어 자율주행을 위한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습니다. 또 실제 도로와 교통 인프라를 연동해 자율주행 시연을 한 기관은 국내에서 KT가 유일하고요."
그는 5G 통신을 바탕으로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인프라를 구축해 자율주행 판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 세계 최초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라는 국가 비전도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상무는 "레벨4는 특정 주행모드에서 시스템이 차량 제어를 전부 수행하며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모드에 해당한다"며 "레벨3 자율주행까지는 자율주행차 자체적 센서로 가능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려면 C-ITS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G로 C-ITS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며 "KT는 C-ITS 기술 확보를 위해 국가사업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키웠다"고 부연했다.
현재 정부는 5G 기반 V2X와 C-ITS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해당 기술을 자율주행 자동차에 접목시켜 내년 서울, 대구, 판교 등에서 네트워크 기반 자율주행 및 지능형 교통서비스를 실증할 계획이다. 더불어 C-ITS 구축 사업 참여로 자율주행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교통서비스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이 상무는 5G 시대를 맞아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고객 안전을 위한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5G 자율주행 기술은 5G의 중요한 유스케이스 중 하나다"며 "KT는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데 힘쓰는 것은 물론 고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가 상상하는 KT 자율주행의 종착점은 어떤 모습일까.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자율주행 휠체어'까지 고안했다는 그의 머릿속엔 KT 5G 슬로건인 '사람을 위한 기술'이라는 문구가 깊숙이 박혀 있는 듯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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