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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폭풍성장하던 중국 앱 틱톡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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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대에 선풍적 인기 ‘15초 영상’… 모회사 바이트댄스 기업가치 89조원

美 안보 이유 견제-검열논란에 주춤… 10대들 유튜브로 이동도 대형 악재

국내도 올 들어 사용자 70만명 줄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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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성장하던 중국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겨냥했던 미국이 이번엔 틱톡에 대해 “중국 정보당국에 협력하고 있다”며 또다시 보안 이슈를 걸고넘어졌다. 국내에서도 이 앱의 주된 사용자층인 10대가 대거 이탈하고 있어 틱톡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은 15초짜리 짧은 영상으로 소통하는 SNS로 미국,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10, 20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기업가치 750억 달러(약 89조 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두면서 유튜브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기도 했다.

급성장세를 보이던 틱톡에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한 것은 올해 하반기(7∼12월) 들어 각종 보안 이슈가 터지면서다. 지난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바이트댄스가 2017년 립싱크 앱 ‘뮤지컬리’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부정 이용 등의 혐의가 발생했다”며 “국가 안보상 위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틱톡의 개인정보 처리 지침에 따르면 위치정보 등 이용자의 각종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장위구르 무슬림 탄압 사태’ 등을 설명하던 한 미국인 무슬림 소녀의 영상이 삭제되는 등 검열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미 육군 또한 최근 병사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미 국가적 차원에서 틱톡을 안보 위협 요소로 보고 배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센서타워는 3분기(7∼9월) 틱톡의 신규 다운로드가 1억7700만 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12일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틱톡 사용자 수(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올해 2월 약 34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10월 현재 266만 명으로 줄었다. 특히 주된 사용자였던 10대의 비율이 2월 31.8%에서 10월 19.8%로 대폭 감소하면서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기간 경쟁자로 꼽히던 유튜브의 사용자 수는 73만 명가량 증가했다.

바이트댄스는 서비스 명칭을 수정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한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는 “메신저가 아닌 놀이 문화로 틱톡을 즐기던 10대 이용자가 유튜브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최근 미국발 보안 이슈 악재까지 터지면서 틱톡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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