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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4+1의 선거법 강행처리 방침에 묘수 없는 한국당... 일부선 협상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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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예산안 '패싱'에 선거법·공수처법 처리 막을 방안 고민
"투쟁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도구...자체가 목적이 되선 안돼"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일괄 상정하기로 하자 자유한국당은 법안 처리를 막겠다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민주당이 군소정당을 끌어들여 구성한 '4+1 협의체'가 표결을 밀어붙일 경우 이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무더기 수정안 발의를 통해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때 160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한 4+1의 강공에 속수무책으로 밀린터라 한국당 일각에서는 "협상에 나서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의 처리를 막기 위해 전날 밤 7시부터 국회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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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12일 BBS라디오에서 "현실적으로 필리버스터는 결정을 일정 시간 늦추는 효과 밖에 없고 의원직 총사퇴는 항의하는 수단밖에 안 된다"며 "당 내에서 여당과 대화를 해서 우리가 주장하는 방안을 관철시킬 수 있는 지를 논의해보라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협상론'을 꺼낸 것이다.

한국당은 지난 10일 '4+1협의체'가 만든 예산안 수정안 처리를 강하게 반대했으나, 예산안은 국회 본회의 상정 28분만에 가결됐다. 한국당은 예산안 의결을 막기 위해 예산안 수정안과 예산부수법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국당 수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생략하고, 예산안보다 예산 부수 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관행을 깨고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면서 막지 못했다. 한국당은 선거법 등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민주당은 3일짜리 임기국회를 잇따라 소집해 이를 뚫는다는 복안이다. 필리버스터를 한 안건은 회기가 끝나면 그 다음 회기에서 바로 표결을 해야하는 점을 노린 것이다.

그러자 한국당 내에선 민주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를 강행할 때에도 투쟁만으로는 예산안 정국처럼 막지 못할 수 있다며 협상론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대응 방안으로 고려하는 필리버스터나 의원직 총사퇴 등도 근본적으로 법 처리를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교안 대표가 전날 '나를 밟고 가라'는 현수막을 걸고 국회 로텐더 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지만, 국회 본회의장을 봉쇄하는 등의 '육탄 저지'도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여당과 협상해 실익을 챙기자는 얘기도 나온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협상론 쪽으로 가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무조건 강경 대응하다간 예산안 때처럼 '4+1'에 당할 수 있어서 협상의 문을 열어놔야 한다"고 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원래 야당의 무기는 협상"이라며 "투쟁도 결국 협상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이지 투쟁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차라리 민주당과 협상을 통해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 적용하는 연동률을 최대한 낮춰, 선거법 개정의 효과를 희석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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