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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게임즈코리아(대표 박준규)와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영만)가 내년 초까지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며 선수권익 보호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빠른 제도 도입보다 선수들이 보다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고개 숙인 박준규 대표 “죄송하다…전수조사 비롯 최선”
9일 하태경 국회의원과 이동섭 의원, 한국e스포츠협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와 불공정계약 제도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박준규 대표와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은 최근 김대호 드래곤X 감독의 고발로 불거진 ‘카바니’ 서진혁 선수의 이적과정에서의 ‘강요’ 및 ‘협박’ 논란과 불공정 계약 문제 등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박 대표는 “e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 공지를 통해 밝힌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사무총장도 “선수 권익 보호에 미진했던 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아 선수 중심으로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e스포츠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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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라이엇게임즈와 협회는 내년 1분기까지 선수 및 코치 계약서 전문 제출 의무화, 리그 내 계약서 전수 조사, LCK 표준계약서 도입, 프로팀 관계자의 에이전트 사업 참여 금지 및 선수의 에이전트 계약 전수 조사 등을 실행하기로 했다.
또 미성년자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선수계약시 미성년자 여부 사전고지 의무화, 계약관련 변동사항 발생시 대리인 사전동의 의무화, 미성년 선수 별도 관리 시스템 구축 등도 하기로 했다. 관련 교육도 내년도 중 시행한다.
또 불공정 계약 및 부당처우 등을 항시 신고할 수 있는 민원 창구 개설, 관련 자료실 개설, 무료 법률 검토 서비스 창구 개설 등도 실시한다.
2021년까지는 현행 팀별로 5명의 선수에게 제공하고 있는 최저연봉 지원인 2000만원을 인상하는 내용도 검토한다. 연습생 실태 조사 및 대응방안 수립, 프로팀 아카데미사업 현황 파악 등도 나선다.
박 대표는 “징계발표 당일 불공정계약서 존재가 알려졌는데 부끄럽게도 해당 계약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최장계약기간 위반,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미성년 이적 계약추진, 불공정 계약 조항 삽입 등의 문제가 있었고 조 대표는 검찰에 고발했다. 선수 권익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의 경우 추가적으로 선수등록제와 신고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등록 제도를 통해 LCK 소속 선수는 물론 타 e스포츠 선수들까지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또 상벌위원회, 중재위원회, 윤리위원회 등을 산하에 두는 독립적인 기관인 분쟁조정위원회를 새로 설치해 운영하는 것을 제시했다. 내년 3월까지 개설해 시범운영한 이후 상반기 중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전현직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선수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균형잡힌 의견 수렴 시스템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무총장은 “최대한 빠르게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정부가 준비한 계약서가 발표되면 수정 보완할 예정”이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선수 권익보호 및 증진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선수들 목소리 제대로 담을 환경 조성 ‘중요’”
다만 현장에서는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일보 윤민섭 기자의 경우 이번 사태에서 문제를 일으킨 그리핀의 모기업 스틸에잇의 경영진 중 일부가 제도적으로 다시 관련 업계에 종사할 수 있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지와 관련 문제 재발시의 책임 소재는 어떻게할지 등에 대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법무법인 LAB파트너스의 조영희 변호사는 표준계약서와 선수협의회 등의 마련보다는 생태계 내의 선수와 팀, 리그 주체 간의 명확한 이해관계 재정립과 선수의 목소리가 확실히 전달될 수 있는 환경과 문화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선수와 팀, 리그 간에는 각자 이견이 있어 표준계약서가 만들어져도 어떻게 해석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만큼 너무 빨리 진행돼 그런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또 선수협의체는 선수만의 기구로 따로 있어야 하고 협의체가 있어도 개개인은 또 달라서 각자 조언자를 찾아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김훈기 사무총장 역시 조 변호사의 의견에 뜻을 같이했다. 선수가 먼저 의논할 수 있는 독립적인 단체의 필요성이다.
그는 “리그나 협회가 주관하면 선수들, 특히 미성년은 본인이 잘 모르고 생각이 맞나 싶어하기에 스스로 고민하고 개정하고 시행할 수 있는 형태가 필요하다”며 “e스포츠도 선수 단체를 따로 만들 수 있는 움직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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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원실에서는 전면적인 법률 개정과 전문 진흥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동섭의원실 이도경 비서관은 “2017년 LCK 소속 선수가 도움을 요청해서 관련한 내용을 조사해 본 적이 있는데 이중계약, 세금문제, 브로커 등 여러 가지 불공정 계약 사례가 존재했고 승부조작, 대리게임 및 어뷰징, 선수들의 연습환경 및 숙소 문제, 폭력 등 문제가 많다”며 “이런 부분 개선은 현재 시스템으로는 안되고 게임과 e스포츠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진흥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스틸에잇의 경우 현재 문제가 된 경영진이 LCK와 완전히 연관을 끊으라고 요청을 한 것이고 관련해서 불충분하면 지속해서 조사하고 취지에 맞춰서 바로 잡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들이 새로운 팀으로 LCK에 들어오려고 한다면 승인을 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대호 감독과 관련해서는 “제3기관을 통해 확실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징계가 제대로 됐는지 투명하게 결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행사를 주최한 하태경 의원과 이동섭 의원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등도 함께했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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