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온지 얼마 안 됐는데 친황 생겨난다니…황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관악구 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 강의동에서 열린 경제학부 금융경제세미나 수업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 원인과 대안'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를 탄 것이 아닌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대 관악캠퍼스 멀티미디어 강의동에서 가진 서울대 경제학부 특강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강의는 황 대표가 단식을 마친 뒤 처음으로 가진 외부 일정이다.
황 대표는 “우리 경제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 정부가 지난 2년 반 동안 소득주도성장을 중심으로 반시장·반기업ㆍ친귀족노조 정책을 펼쳐 경제 펀더멘털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은 겉으로 듣기에는 그럴싸한데 중요한 요소인 기업이 빠져있다. 임금은 기업이 주는 것이다. 기업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단기간에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올리니까 기업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부생 등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 위해 강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어 황 대표는 “국가가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정책과 비전을 세워도 헛소리가 된다”면서 “이 정부는 돈을 많이 쓰고 있다. 공무원을 늘리고 있고 공공기관 (인원을) 많이 증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 때문에 머지않아서 연금이 바닥난다. 심각한 위험이 오는 것이다. 1965년 이후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인 주 52시간 근로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또 하나의 축은 근로시간 단축인데 단시간 내 주 52시간으로 줄인다”며 “조금 더 일해야 하는 나라다. 발전을 지속하려면 조금 더 일하는 게 필요한 나라”라고 말했다. 청년수당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예를 들어 50만원을 현금으로 주면 어떻게 사용되는지 짐작이 갈 것”이라며 “생활비에 써버리거나, 밥 사 먹는 데 쓰거나, 이렇게 되면 있으나 마나 한 복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부생 등을 대상으로 특강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황 대표는 자신이 주창했던 ‘민부론’을 소개했다. 그는 “국정 전 분야 있어서 정책을 모두 바꿔야 한다. (국가가 아닌) 국민 주도로 해야 한다는 게 민부론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핵심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다. 자유로운 시장 구축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취업도 하기 쉽고 다른 일 하기도 쉽게 만드는 것이 시장경제”라며 “저희가 생각하는 청년수당은 앞으로 취업하는데 학비가 필요할 때, 인턴·수습할 때 오가는 경비 등 맞춤형 복지로 할 것이다. 쓰고 없어지는 복지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복지가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실패 후 당내서 지적되는 ‘친황’ 논란과 관련해 “저는 계파정치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친황 그룹’이 생겨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황은 당 밖에도 얼마든지 많이 있는데, 여기까지 들어와서 그러겠나”라며 “굳이 ‘친’(親)자를 붙이려고 한다면 ‘친대한민국’, ‘친한국당’”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관악구 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 강의동에서 열린 경제학부 금융경제세미나 수업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 원인과 대안'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차기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정치의 생명 중 하나는 협상이다. 잘 협상을 하고, 기본적으로 투쟁력이 있어서 이 정부의 경제 망치는 정책, 안보 해치는 정책, 민생을 흔드는 정책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잘 이겨내는 분이 원내대표가 돼서 원내 투쟁을 잘 이끌어 가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주 52시간제와 관련, “일을 더 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일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데 또 해야만 하는 상황인데도 더 일할 수 없게 만드는 경직된 부분은 개선이 돼야 한다는 취지”라며 신신업과 벤처 등을 예로 들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oc.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