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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마사회 갑질이 아들 죽음으로 몰고 가" 경마기수 유족 靑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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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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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지난달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소속 기수가 부정 경마와 조교사 채용 비리를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유족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국마사회 경마기수 우리 아들의 죽음을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달 29일 부정 경마와 조교사 채용 비리 등 마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의 유서를 쓰고 경마공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경마 기수 A씨(40)의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우리 아들이 마흔살 젊은 나이에 억울하게 죽었다"며 "2002년 기수면허 취득 후 기수 생활, 해외연수 3회 등 열심히 노력해 2015년 모든 기수들이 꿈꾸는 조교사 면허를 취득한 아들이 죽은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유서를 보고 하늘이 무너졌다"며 "아들의 유서에는 '면허딴 지 7년이 된 사람도 안 주는 마방을 갓 면허를 딴 사람들에게 먼저 주는 더러운 경우만 생긴다', '마사회 직원들이 대놓고 나에게 마방을 받으려면 높으신 양반들과 밥도 좀 먹고 하란다' 는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청원자는 "아들은 유서에 '마사회는 선진경마를 외치는데 도대체 뭐가 선진경마일까, 지금까지 힘들어서 죽어서 나간 사람이 몇명인데. 정말 웃긴 곳이다'고 적었다"며 "더럽고 치사해서 더는 못하겠다고 남긴 걸 보고 주저않았다"고 했다.


마사회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도 요구했다. 청원자는 "마사회는 변명 말고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며 "갑질을 저지르고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당사자와 책임자는 처벌해야 한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마사회의 불법적이고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5시 20분께 부산 강서구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소속 기수 A씨(40)가 경마공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가 숙소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일부 조교사들로부터 부당한 지시에 휘둘렸으며 이를 거부하면 아예 말을 탈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거나 마방을 받으려면 마사회에 잘못 보이거나 높으신 양반하고 친분이 없으면 안 됐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사회 측은 "기수의 안타까운 선택에 대하여 경마시행을 총괄하는 시행체로서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며 "고인의 유서에 언급된 부정경마 및 조교사 개업 비리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으며 향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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