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가을 장마 영향 농산물값 ↑
유류세 인하 종료로 석유도 올라
경기 부양할 수요는 여전히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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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를 끌어내렸던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지난 11월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올랐다. 그러나 상승률은 0.2%에 그쳐 한국 경제의 수요부진 현상이 이어졌다. 특히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변동분을 제외해 물가의 기본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가 올 들어 11월까지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보다 0.2% 상승했다.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 따지는 공식통계에서 소비자물가가 상승 전환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줄곧 0%대 후반에 머물다 지난 8월(-0.038%), 9월(-0.4%) 연속 하락했고, 지난 10월 보합세(0%)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0.8%) 이후 11개월 연속 1%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196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11월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석유류와 농산물의 가격하락폭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농산물과 석유류는 각각 지난달 물가를 0.25%포인트와 0.22%포인트 끌어내렸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폭 둔화와 유류세 인하 종료 조치 효과로 지난해 11월보다 4.8% 하락해 전달(-7.4%)보다 하락폭이 축소됐다. 농산물 가격도 지난 10월에는 7.5% 떨어졌으나 지난달에는 5.8% 정도 하락했다. 태풍 ‘미탁’과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채소류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56.6%)와 무(57.4%)의 가격이 크게 올랐고 과잉생산의 영향으로 감자(-38.3%)는 내려갔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2.6% 내려갔다.
물가는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상승 압력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 수요를 보여주는 공업제품 물가가 0.2% 하락했고, 서비스물가 상승폭도 전달(1.7%)보다 둔화된 1.6%를 기록했다.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했다. 이는 20년 만에 최저치였던 지난 9월(0.6%)과 같은 수준이다. 올해 1~11월 근원물가 상승률(0.9%)은 1999년 1∼11월(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근원물가가 20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은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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