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누적 상승률 0.4%… 연간 1% 달성 힘들어
11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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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상승하면서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농산물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둔화한 영향이다.
다만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다시 하락하면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연초 이후 물가상승률도 0.4%에 그치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은 1%에도 한참 못 미칠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이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통계청 공표치(소수점 아래 첫째 자리까지) 기준으로는 보합(0.0%)이지만 반올림 이전 수치는 -0.038%로 사실상 마이너스, 9월에는 공표치(-0.4%) 기준으로도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10월에는 전년 대비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까지 동일한 보합이었다.
물가상승률이 플러스를 회복했다지만 예년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농산물 물가 하락이 넉 달째 이어지면서 물가지수 상승률 둔화를 주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폭염에 따른 흉작으로 농산물 물가가 급등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다. 품목별로는 감자(-38.3%), 마늘(-23.6%), 고춧가루(-14.1%)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재배면적 감소, 가을 태풍 등의 영향을 받은 배추(56.6%), 무(67.4%) 등은 크게 올랐다.
농산물은 지난달 물가지수를 0.25%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다만 농산물 물가가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한 8월(-11.4%)과 9월(-13.8%) 이후엔 10월 -7.5%, 지난달 -5.8% 등으로 기저효과가 다소 둔화하면서 이에 따른 물가상승률 하방 압력은 약화되는 양상이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무상교육 시행 영향으로 고등학교 납입금이 36.2% 하락하고 학교 급식비가 57.9% 하락하는 등 정책적 요인에 전세(-0.1%), 월세(-0.4%) 등 집세 하락이 반영된 효과다. 통계청은 석유류(-4.8%) 하락 여파로 해외단체여행비도 3.8%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0.6%를 기록하며 지난 9월(0.6%)과 동일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역대 월간 상승률 중엔 1999년 12월(0.5%)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다. 11월 기준으로는 종전 최저치인 1999년 11월(0.7%)을 갱신해,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0.5% 상승하며 11월 기준으로 1999년 11월(-0.1%)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역시 9월(0.5%)과 동일한 수준인데, 직전 최저치인 1999년 12월은 0.1%였다.
11월까지 누적 물가상승률은 0.4%,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0.7%에 그친다. 사실상 연간 1% 물가상승률은 물 건너간 셈이다. 앞서 연간 물가상승률이 1%에 못 미친 해는 1999년(0.8%)과 2015년(0.7%) 두 차례뿐이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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