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8일 만에 병원행
의식 회복 중.."계속" 뜻 보여
나경원 "文대통령 끝내 외면"…정미경·신보라 동조단식 등 초강경 태세
"당 피해 최소화 방안 찾자"…협상 시점 고민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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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병원으로 응급 이송되면서 단식 농성이 8일 만에 멈춰섰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표결을 막고 한편으론 여야 협상도 가로막은 단식 농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향후 한국당의 행보도 주목된다. 당장은 정권에 화살을 돌리며 초강경 투쟁에 나설 태세다.
28일 새벽 의식을 찾은 황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주변에 밝힌 상태다. 강석호 한국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의식은 이제 돌아왔다고 하는데 단식을 계속할 뜻을 보이고 있다"며 "단식을 풀 명분을 당에서 만들어야 한다는데 대표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당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황 대표의 단식을 끝내 외면했다며 투쟁 의지를 더 불태우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결국 구급차에 실려가는 제1야당 대표를 보고도 전화 한 통이 없었다"며 "끝끝내 제1야당의 절규와 호소를 비정하게 외면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1야당을 멸시와 증오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 정권의 모습에 좌절감을 느낀다"며 "너무 잔인한 야만정치"라고 비난했다.
이어진 당 의원총회에서도 나 원내대표는 "당 대표의 단식 투쟁에 맞춰 의원 전원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절대 저지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정미경ㆍ신보라 최고위원은 응급실에 실려간 황 대표의 뒤를 이어 이날 새벽 1시부터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두 최고위원이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내가 황교안이다' 이런 입장에서 우리당을 대표하는 단식"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황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가 황교안이고, 오늘부터 한국당에서 단식을 이어나간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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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에선 당 대표가 노숙 단식을 강행하다 의식까지 잃은 만큼 더 강경한 투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은 이날도 패스트트랙에 올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철회 만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을 유지하되 세부 협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모든 단계가 불법이어서 모든 것을 걷어내야 한다"며 여당이 원천 철회하지 않는 이상 협상이 어렵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다만 당내에선 더 강경한 투쟁 카드를 내놓기 어렵다며 '협상에 나설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꿈틀대고 있다. 의원직 사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심하면 어떤 방식으로도 표결 처리를 막을 순 없어서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저지가 불가능하다면 당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협상을 통해 관철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도 물밑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유연한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황 대표가 단식 중이어서 협상의 여지가 없었던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한국당이 대화 협상에 나서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그는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제 도입과 공수처 신설에만 동의한다면 민주당은 협상에 매우 유연히 나설 것"이라며 "한국당은 통큰 합의의 길로 나와달라"고 요구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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