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문희상 의장에 "택도없는 소리" 비판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문희상 '화해치유재단' 잔여금 활용 기금 법안 추진…위안부 할머니들 "사죄가 먼저"]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단체 관계자들로부터 강제동원 관련 '문희상 안'에 대한 피해자·시민단체 항의서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논란이 된 화해치유재단 잔여금으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기금'을 조성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정의기억연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서울겨레하나 등 시민단체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장을 규탄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날 사회자를 통해 문 의장에게 불편한 심기를 전달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사죄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배상은 일본 정부가 해야 한다"며 "왜 한국 정부와 국회가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받은 돈은 일절 못 받는다"며 일본에 돌려주라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국회의장실에서 의장님을 만나 말씀드렸던 것을 이행하고 있느냐"며 "지금 택도 없는 말을 하고 있는데 왜 이러시느냐"고 질타했다. 이 할머니는 "그 돈은 천년이 가고 만년이 가도 분명히 돌려주라고 말씀드렸다"며 "문 의장님을 믿고 있는데 절대로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최근 일본을 방문해 한일 기업(1+1)이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단을 만들고 양국 국민이 성금(+α)을 더하는 이른바 '1+1+α' 방안을 밝혔다. 문 의장은 연내 이 방안을 입법화할 예정이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피해자중심'이란 대원칙에 어긋난 "기본 전제를 모조리 무시한 입법"라는 입장이다. 특히 기금 재원에 피해자들이 이미 받기를 거부했던 화해치유재단 잔여금을 포함시켰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화해치유재단 설립 근거가 된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측은 이날 문 의장에게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 자료사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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