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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이슈 미술의 세계

'겨울왕국2' 이현민 슈퍼바이저 "꿈꾸던 디즈니 애니메이터, 母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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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현민 슈퍼바이저(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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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된 건 어머니의 든든한 지원 덕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 중인 ‘겨울왕국2’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인 안나(캐릭터)를 총괄하는 애니메이터 이현민 슈퍼바이저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었던 공을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돌렸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겨울왕국2’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홍콩에 살았을 때 어머니가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다가 보여준 애니메이션 ‘로빈훗’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미국 유학도 어머니 덕분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서울(강남)에서 태어나 성장기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지만 해외 건설 회사에서 근무했던 아버지를 따라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도 몇 년 동안 거주했다. 그 당시에 본 ‘로빈훗’(1973)이 그녀가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출발점이 됐다. 한국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1학기 과정을 마치고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 미국 유학 길에 올랐다. 이후 코네티컷에 있는 웨슬리언대학에 입학해 미술을 전공한 뒤, 디즈니 애니메이터를 꿈꾸며 디즈니에서 세운 학교로 애니메이션 명문으로 알려진 칼아츠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레니게이드 애니메이션을 거쳐 디즈니에 입사했다.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푹 빠져 살았다. 애니메이션 한 편 보고 나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림을 따라 그리곤 했다. 어머니는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딸을 위해 만화를 사주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지원해주셨다.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위암 판정을 받았는데 유학 준비를 하던 중이어서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무조건 가야 한다’며 ‘포기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에 유학을 떠날 수 있었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1편에서도 애니메이터로 참여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경우 한 작품 당 소수의 헤드 애니메이터 및 슈퍼바이저가 있고, 그 밑에서 80~90명의 애니메이터들이 일한다. 전편에서 ‘렛 잇 고’가 나오는 장면의 도입부에 엘사가 손을 뻗으면서 마법을 부리는 장면 등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전편을 거쳐서 ‘겨울왕국2’에서는 안나를 총괄하는 슈퍼바이저로 승격했다. 콘텐츠 분야에서 일류회사인 디즈니에서, 그것도 회사의 공적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의 슈퍼바이저로 참여한다는 것은 전 세계 애니메이터들에게 꿈이나 다름없다. 그는 디즈니의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치켜세웠다. 그 역시 자신이 디즈니 애니메이터의 일원임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디즈니의 조직문화를 치켜세웠다.

“디즈니의 슈퍼바이저는 승진 개념이 아니다. 작품과 지원에 따라서 역할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작품에서 헤드를 하다가도 애니메이션 작업이 하고 싶으면 다음 작품에서 애니메이터가 될 수 있다. 디즈니의 그런 유연함이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무엇보다 디즈니의 강점은 지금 잠깐의 재미보다 나중에 보더라도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점이다. 저 역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유니버셜한 덕목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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