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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지소미아’ 일단 멈췄지만… 황교안 단식 계속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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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로 지친 기색 역력… 강기정, ‘문 대통령이 단식 중단 부탁’ 전달
한국일보

강기정(앞 줄 왼쪽 두 번째) 청와대 정무수석이 22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앞 줄 가운데) 대표를 찾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효력정지 연기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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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이른 아침부터 청와대 앞에서 사흘째 단식투쟁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한일 양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중지 선언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소미아를 종료시켜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려 하고 있다”며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거듭 압박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부 발표 직전 황 대표를 찾아 단식을 중단해 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탁을 전달했으나, 황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수석은 황 대표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지소미아 문제가 황 대표 바람대로 잘 정리된 만큼 단식을 종료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렸다”며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총회 만찬에 참석해 달라는 대통령의 말씀도 전했다”고 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강 수석에게 “앞으로 지소미아 종료라는 것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황 대표는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지소미아는 한미동맹의 척도”라면서 “대한민국의 안보 파탄과 한미동맹의 붕괴를 막기 위해 지소미아를 유지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에서도 “정부와 범여권이 밀어붙이는 폭거에 항거하기 위해 제가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단식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포함한 3대 요구 조건을 내걸고 20일부터 단식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 단식투쟁장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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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의 농성장은 응원 차 찾은 국회의원과 지지자들로 종일 북적댔다. 이날 가장 먼저 황 대표를 찾은 사람은 최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 퇴진과 한국당 해체를 촉구한 김세연 한국당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 도착하기 전부터 기다리고 있다가 짧게 면담했다. 김 의원은 황 대표에게 “불출마 선언 당시 미리 상의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당이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충정이었다”고 말하며 투쟁 지지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어 국회 정무위, 국토교통위 등 각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오후에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했다. 정 대표는 “대화로 못 풀 일이 없지 않나. 정치에 전무(全無)는 없지 않나”라며 단식 투쟁을 만류했으나, 황 대표는 “그래야 되는데 (정부ㆍ여당이) 전무로 가고 있어서 우리가 강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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