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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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유예된 22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강 수석은 정부 공식발표 5분 전인 이날 오후 5시55분쯤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서 단식 중인 황 대표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강 수석은 먼저 "우리 정부가 3개 소재 부품에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걸 정지하겠다 했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정지한다. 국장급에서 (한·일 간) 대화를 시작한다"면서 한·일 간 협상 내용을 황 대표에게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 같은 설명을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강 수석은 이어 일본이 수출규제는 지소미아와 다른 차원이라며 한국의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 부정적이었던 걸 언급하며 "지소미아를 수출규제 문제와 함께 연동해 성과를 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는 국익의 문제였는데 대표께서 많이 고심해주셨고 이렇게 추운데 단식까지 해줘서 한편으론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25일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 참석을 요청하며 "대표님 단식을 풀어주십사…"라고 했다.
지소미아 연장은 황 대표가 단식하면서 내건 3가지 요구 중 한 가지다. 나머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철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철회 등이다.
황 대표는 "우리가 요구해온 지소미아 유지가 일부 받아들여졌다"고 촌평하며 수첩을 꺼내 간단한 메모를 했다. 이어 "(강 수석이) 말씀하신 부분들은 잘 숙고하도록 하겠다. 지소미아가 폐지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단식 중단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자 강 수석은 "(양국 간) 정책 협상 회의를 통해 논의하되 언제든지 우리는 언제든 지소미아를 종료시킬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대화해 나가다가 잘 안 된 것 같다, 그럼 종료한다. 이건 우리의 권리"라면서다.
황 대표가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답하자, 강 수석은 "(일본이) 수출규제를 안 했으면 지소미아가 어렵게 체결됐는데 그럴(종료할) 이유 없었다고 일본에도 계속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에겐 "단식도 해주고 촉구도 해주고 입장도 내주니 협상하는데 한편으론 지렛대도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내부(청와대)에서 있었다"고 했다. 강 수석은 다시 "아무튼 부탁드린다. 감안 좀 해달라"며 단식 종료와 25일 한·아세안 만찬 참석을 재차 요청했다.
황 대표는 강 수석이 떠날 때까지 단식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단식 중단 조건으로 건 나머지 두 가지 사안 때문으로 보인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약 30분 뒤 단식 현장 인근에서 “황 대표와 한국당은 산 하나(지소미아 종료)를 넘었다”면서도 “황 대표는 목숨을 걸고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을 막겠다고 약속드렸다.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고 그 산(공수처법, 선거법)은 높다”고 말했다.
한영익·이우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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