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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김필수의 Clean Car Talk] 또 화재, BMW 리콜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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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BMW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잘 해결되는 듯했던 차량화재 이슈가 재발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화재사고가 다른 브랜드 차량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전례가 있는 BMW로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 BMW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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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새 6건의 BMW차량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BMW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사건이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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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BMW 화재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BMW차량 화재사고가 최근 일주일 새 6건이나 발생하면서다. 차량 화재사고는 연간 5000여건, 매일 13건가량 일어난다. 이를 감안하면 차량 화재는 다른 브랜드 차량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사고다. 하지만 사회적 관심사이자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BMW 화재에는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럼 BMW는 뭘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가 이번 화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면 얽히고설킨 고리를 풀 수 있다. EGR은 BMW 화재 이슈의 원인으로 지목돼 리콜된 부품이다.

문제는 BMW의 EGR 리콜을 두고 우려가 쏟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민관조사단은 리콜을 실시해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같은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필자도 엔진과 EGR모듈의 설계가 잘못돼 리콜이 쉽지 않을 거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그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GR의 냉각기능을 회복시켜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두 방법 모두 간단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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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두가지 방법은 뭘까. 첫째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EGR로 유입되는 뜨거운 배출가스를 줄이면 온도가 크게 상승하지 않아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쓰면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이 급증한다.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을 어기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거다. 아울러 2년 전 차량 화재 이슈가 불거졌을 때 소프트웨어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BMW 스스로 입장을 뒤집어야 한다.

둘째 방법은 하드웨어를 손보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EGR의 냉각기능은 엔진의 냉각기능과 연동되기 때문에 EGR뿐만 아니라 엔진도 재설계해야 한다. 전체를 다시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이런 복잡한 문제 때문인지 BMW는 EGR 모듈의 냉각기능을 강화모델로 교체하고, 불꽃이 닿는 흡기매니폴드(복수 실린더 기관의 흡기관을 몇개 실린더마다 하나로 모은 것)의 가연성 재질을 불연성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리콜을 진행 중이다. 우려가 숱한 상황에서 리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리콜 후後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간헐적인 화재는 일반적인 사고일 수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문제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근 검경이 BMW 임원진을 기소하고 압수수색에 돌입한 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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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는 수입사지만 지난 20여년간 국내 시장에서 큰 역할을 했다. 고용 창출은 물론 다양한 자동차산업에 공적을 남긴 건 사실이다. 독일 본사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국내에 물류센터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힘썼다. 특히 드라이빙센터와 연구개발센터는 글로벌 순위권에 들만큼 수준이 높다.

그뿐만이 아니라 국내 부품업체를 독일 본사에 소개해 연간 수천억원 상당의 부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했다. 다른 수입사에 비해 사회공헌 활동이 남달랐던 만큼 이번 리콜 문제는 아쉬움이 남는다. BMW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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