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MEMC 공장 준공식 참석
“4개월간 수급·안정 노력” 강조
‘한일 지소미아’ 오늘밤 12시 결판
조율여지 있지만 반전 어려울 듯
종료돼도 한미일 안보협력 지속
문 대통령은 22일 충남 천안 소재의 MEMC코리아 실리콘웨이퍼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지난 4개월간 우리 기업과 정부는 핵심소재·부품·장비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국내 생산 확대와 수입 대체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출범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업 간 협력모델 구축과 제도개선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경제 갈등에 이어 지소미아 종료 후의 새로운 한일갈등을 염두에 두고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수입대체를 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주목받은 것은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이날로 디데이(D-Day)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소미아는 이날 밤 자정, 즉 23일 0시를 기해 그 운명이 결정된다. 현재까지는 지소미아 종료가 유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소미아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일 양국간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 여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경제 갈등 외에도 새로운 한일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현재까지는 지소미아 종료에 무게가 쏠린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일본의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할 수 없다’는 기존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지소미아 종료를 눈앞에 두고 ‘원칙’을 고수한 배경에는 이번 사안이 양국의 무역문제에 더해 역사문제와 사법부 독립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힌 중대한 이슈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상임위원들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마지막까지 일본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결과적으로 종료가 된다고 하더라도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한 노력은 이어가겠다는 뜻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소미아 종료 여부는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의중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일본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며 일본측의 태도 변화 없이는 종료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비쳐 기존 흐름이 바뀔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반전의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소미아의 운명에 따라 한미동맹도 요동칠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미국 측의 막판 압박이 하나의 변수로 거론된다. 미국은 한국이 지난 8월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직후부터 각급 채널을 총동원해 ‘실망’과 ‘우려’를 표명하며 종료 결정 번복을 촉구해왔다. 이는 미국이 지소미아를 중국·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상징이자 인도·태평양 전략의 기본 틀로 여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 결과도 시선을 끌고 있다. 23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엔 미국 측에선 존 설리번 부장관과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국무부 고위급 당국자가 참석한다. 이 자리에선 한미일간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놓고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막판의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정부는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지소미아가 종료되더라도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계속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소미아 대신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을 통해 얼마든지 군사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혀왔다.
문 대통령도 역시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한이 있어도 (일본과의) 안보상 협력은 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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