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벡스코 주변 600m 행진 제한…정상회의·시민불편 고려한 최소 조치
철도노조, 예정대로 평화·비폭력 행사 방침…"경찰 막아도 어쩔 수 없어"
20일 부산역에서 파업 출정식하는 철도노조원 |
(부산=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경찰이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의 인근 철도노조 대규모 집회에 대해 사실상 거리 행진을 불허한다고 통보해 양측의 충돌이 우려된다.
부산경찰청은 21일 오후 철도노조 집회 대책 회의를 열어 행사장 주변 행진을 불허하기로 하고 철도노조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애초 특별정상회의장인 벡스코에서 400여m 떨어진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 앞에서 집회한 뒤 벡스코 옆 도로를 지나 '해운대로'를 따라 운촌삼거리까지 2.3㎞ 행진하겠다는 계획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회의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라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벡스코 인근에서 올림픽 교차로까지 600m 구간에서 철도노조의 행진을 제한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장 주변 거리 행진 불허 구간 |
집시법 12조는 주요 도로에서 열리는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해 차량 소통을 위해 필요할 경우 행진 등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철도노조에 이번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경호 문제, 시민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는 조치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허가된 집회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보호를 하겠지만 위법 상황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조치는 행사장 주변 도로에서의 행진만 불허하고 나머지 구간은 허용한 것으로 언뜻 보인다.
하지만 철도노조가 행사장인 벡스코 주변 도로 통과 없이 '해운대로'로 가기가 쉽지 않고, '해운대로'가 각국 정상을 태운 차량이 오가는 주요 도로라는 점에서 사실상 철도노조의 행진을 불허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아세안 회의장서 400여m 거리서 철도노조 집회 |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경찰 통보와 별개로 신고한 대로 행진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경찰이 행진을 막는다면 어쩔 수 없다"며 "자체 논의를 해서 행진 구간이 변경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예정대로 평화적인 집회와 행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회 장소인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장인 벡스코(BEXCO)와 불과 400여m 떨어져 있다.
집회 이유는 대선 전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해소와 KTX·SRT 통합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KTX·SRT 통합은 철도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요구하는 4가지 중 하나다.
철도노조는 이날 집회에 부산 외에 대전, 호남지역 철도노조원까지 합류할 예정이어서 신고 인원인 3천명보다 많은 5천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아세한 특별정상회의가 열릴 부산 벡스코 |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는 파업이 타결되지 않는 이상 예정대로 집회와 거리 행진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철도노조가 집회할 경우 주변에 수십 개 중대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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