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단식중인 황교안에 한·아세안 정상회의 만찬 초대한 강기정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이 21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오후 3시 40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이틀째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찾았다. 전날 오후 6시 30분에 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황 대표였다. 그는 “대통령께 제가 말씀드린 걸 잘 전달해주시길 바란다”며 악수를 했다. 황 대표가 전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내용의 선거법 철회 등 3가지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곧 23일 0시 종료시한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강 수석은 “원래 오늘 오후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여는 날인데 오전에 열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과 협의를 하고 있다.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해서 한·일 간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한·미 관계와도 연결되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강 수석은 “지소미아 문제는 지난주 일요일부터 최선을 다했고 아마 오늘이 거의 마지막까지 온 것 같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다녀왔고 또 다른 외교부 라인은 지금도 일본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아베 정부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잘못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완전 백기를 들라는 식으로, 이번 기회에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를 보이니까 아무 진전이 안 된다. 정말 살얼음 걷듯이 어렵게 진행되고 있단 말을 드린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이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난 뒤 함께 있던 전광훈 목사(왼쪽),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 수석은 “오늘 만약 협상이 진전이 없으면 내일은 어려워지지 않겠나 하는 고민도 있다”면서 “종료되지 않는 쪽과 종료가 불가피한 두 쪽을 다 열어두고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 문제로 퍼펙트 스톰 걱정까지 하는 분들도 많이 있으니 대통령께서 해결책을 내놓으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은 원내 상황과 관련한 대화도 이어갔다. 강 수석이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은 3당 원내대표들끼리 미국을 함께 다녀오면서 잘 이야기를 하고 필요하면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하자 황 대표는 “대통령의 뜻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국민의 뜻에 맞는 결정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황 대표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와 달라고 요청받기도 했다. 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때문에 부산에 내려간다. 한·미 경제 문제도 있고 우리가 살아나가야 할 출구이기도 해서 이번 총회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총회 후 오후 5시 30분부터 이어지는 만찬 자리에 5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다 와서, 참 (황) 대표가 단식 중인데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그런 자리라 힘 모아주면 어떨까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단식 중이란 말씀을 대통령께 잘 전해달라”고 했다. 완곡한 거절이다.

황 대표의 단식장에는 이주영·심재철·이학재·정우택·강석호·한선교·김명연·박대출 등 한국당 의원들이 들렀다. 황 대표는 '우리의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주십시오'라는 플래카드 뒤에 앉아 천막 없이 단식을 이어갔고 종종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악수를 했다. 일부는 황 대표를 향해 “한국당이 다 내려놔야 한다. 건강 조심하고 힘내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고 일부는 황 대표를 둘러싸고 기도를 했다.

한편, 전날 오후 8시 30분께 국회로 이동했던 황 대표는 이날은 오후 9시께 국회로 자리를 옮겼다. 당초 이날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측근들이 황 대표 건강을 염려해 국회 쪽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고 만류했다고 한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