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헌고 학생들은 "인헌고 일부 학생들이 '친일적' 발언을 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진보 성향 조희연 서울교육감에 대해서는 "정치 공범" "교육자 자질이 없다"고 비난했다.
학수연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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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시교육청은 가해자 측인 인헌고와 피해자 측인 학생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서울시교육청은 사실 가해자 인헌고와 ‘공범’"이라고 했다. 이어 "인헌고 내에서 자행돼 왔던 수많은 사상 주입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에 다른 혁신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학교의 사육장화는 사실 서울시교육청도 모두 알고 있던 것"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이 모든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고 오히려 협조하던 기관이었다"고 했다.
학생수호연합은 "무려 20명이나 ‘사상 주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 ‘별거 아니니 그냥 좋게좋게 끝내라’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다양성을 가장한 그들만의 전체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범들이 말해왔던 ‘민주적·혁신적’은 사실 ‘내 기준으로’라는 것이 전제돼 있다"며 "내 기준에 민주적인 것, 내 기준에 혁신적인 것이 바로 공범들이 말해왔던 민주 혁신적 학교"라고 했다. 이들은 "민주의 이름으로 20명을 묵살하고,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사상을 주입했다"고 했다.
인헌고 학생들은 조 교육감에 대해 "상식적 행위에 정치적 살인을 하기 위해 학생에게 '친일'이라는 표현을 쓰는 조 교육감은 교육자의 자질이 없다"고 했다. 조 교육감이 이날 별도의 입장문에서 "기성세대이면서 한편 교육자로서 일부 학생들의 ‘친일적’ 발언과 ‘혐오적’이고 ‘적대적인’ 발언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베’ 등의 용어나 ‘조국 뉴스’ 관련 발언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입장문에서 ‘친일적’ ‘혐오적’ 발언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학생수호연합은 "조 교육감은 정치 공범"이라며 "공범이란, 여태 사상 주입에 동조하고 방관하고 오히려 조장하고 협조한 그 모든 정부기관 및 정치단체들이며, 그 중심에서 조 교육감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은 23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교육계에서는 특별장학 결과에 대해 "정치편향 교육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교총, 국공립고등학교장회, 사립중고등학교장회 등 교육 단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교실의 정치편향 교육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미온적 대처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제 국회가 나서 정치편향 교육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총 등 교육단체가 21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교총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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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체들은 "수능을 앞둔 학생들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학내 마라톤대회뿐 아니라 페미니즘, 동성애, 난민, 탈원전, 일베몰이 등과 관련된 지속적인 편향교육과 사상주입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며 "그런데도 교육청은 마라톤대회와 일베 발언 등 일부 내용만 조사함으로써 여러 사안을 둘러싼 지속적인 편향교육, 발언이 있었는지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고, 부실조사 논란을 자초했다"고 했다.
이어 "마라톤대회 구호 제창과 선언문 띠 제작이 강요됐고, 일베 발언을 들었다는 학생이 20명에서 100명 가까이 나왔는데도 교육청은 강압과 사상 주입이 없었다는 납득할 수 없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시교육청의 부실한 대응과 형식적인 조사, 정치편향 교육 면죄부 주기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관계자는 "현장에 직접 있는 아이들이 강하게 고발을 한 사안인데 정작 교육청이라는 행정기관이 감사도 제대로 않고 면죄부를 주기 위한 궤변을 늘어놨다"며 "교육청의 직무유기"라고 했다.
[최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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