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의 현재와 발전방향` 정책토론회 개최
"정부개혁안 노인빈곤 외면" 비판…"기초연금 늘려라"
"수급연령 늦추고 가입자 확대 시급하다" 지적도
"퇴직연금, 공적연금으로 변환해 노후소득 확대" 제안도
공적연금 및 사적연금 가계부담 구조(자료=조세재정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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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개편안이 노인 빈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득 하위 노인들의 현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그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21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사회보험의 현재와 발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오 위원장은 정부가 지난해 국민연금 개편안을 내놓으며 제시한 최저노후생활보장을 위한 기준을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최저노후생활보장으로 제시한 공적연금 100만원은 평균소득자가 25년 가입할 경우 받는 금액”이라며 “최저는 가장 하위계층 노인에게 적용하는 보장금액이어야 하는데 정부가 사회정책에서 중요한 기준인 최저 개념을 자의적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을 강화하는 한편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구조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오 위원장은 하위계층에는 추가로 보충기초연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하위 소득자가 기초연금과 보충연금을 합해 최저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보충기초연금 도입은 빠를수록 좋고 다만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으려고 회피하지 않도록 하는 개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편에서는 기초연금을 강화하기보다 지금 국민연금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해식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제도로 기초연금 등으로 대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보험료율 인상, 소득대체율 조정 등을 통해 국민연금제도를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연금 수급 연령을 늦추고 국민연금 가입자를 늘리는 방안에 주목했다. 그는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해 연금 수급연령을 조정, 수급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노인들이 노동시장에 남아 있을 수 있고 다시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연구위원은 가입자 확대를 위해서 비정규직 근로자와 여성의 가입을 확대하고 60세 이상 노인들의 국민연금 가입 의무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취업과 실직의 반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실업 크레딧을 강화하고 독립자영자의 소득기반 보험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추가해야 한다”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거나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에 따른 보험료 부과를 고려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만 62세 이상 노인 인구 중 국민연금 수급률은 36.95%이며 남성은 55.97%로 평균보다 높지만 여성은 21.96%로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퇴직연금을 공적연금으로 변환하고 사적연금에 투입하는 국가 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개인들은 공적연금에 기여하는 금액인 약 31조원보다 더 큰 액수인 36조원을 사적연금으로 납입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인연금이 공적연금보다 더 효과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적 퇴직연금 공단을 별도로 발족하거나 국민연금공단에서 이를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퇴직연금을 공적 퇴직연금제도로 발전시키면 국가 재정 역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퇴직연금이 공적연금화 되면서 사람들의 소득대체율이 높아지면 개인연금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정부는 개인연금에 적용했던 소득공제 혜택 등을 줄여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개인연금의 경우 연금보험료 공제에 연간 약 3조원, 세액공제에 약 1조원의 세금을 국가가 투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김 원장은 “이렇게 절감한 재정자원은 저임금, 특수직 근로자와 저소득자영업자 계층의 가입자 확대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부족한 부분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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