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경찰 기동대에 실전배치된 수소전기버스. /사진=이재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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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버스보다 훨씬 운행도 편하고 가볍습니다. 매연도 없고 운행하는지 모를 정도로 진동도 적습니다. 평소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하는 느낌이죠"(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수소 전기버스 운전대원 김진업 경장)
21일 삼엄한 서울 광화문광장 옆 미국대사관 경찰 경비대 사이로 수소 전기버스(이하 수소 버스)가 눈에 띄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경찰 수소 버스 운용을 시작해 서울 미국대사관과 국회 경비에 각각 1대씩 배치했다.
경찰 수소 버스는 시민보호와 공기정화란 두 가지 임무를 맡고 있다. 서울청 기동본부 대원들의 상황대기와 이동에 쓰이고 있다. 정부부처 중에선 경찰이 처음으로 수소 전기 버스를 실제업무에 투입했다.
경찰 수소 버스는 시동이 걸려있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외관은 기존 경찰 버스 형태가 아닌 저상형 버스다. 외부에 '친환경 수소 전기버스'라는 문구와 "공기정화 중"이라는 유동형 LED 홍보문구도 눈에 띄었다.
경찰 수소버스 내부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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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가까이 다가가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근무하는 기동대원들도 소음과 진동이 현저히 적다는 점을 수소 버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았다. 내부는 일반 버스와 비슷했다. 경찰은 20인승 규모로 장비 보관 등이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이래경 기동대 팀장(경위)는 "평소에 근무와 대기시간 등 8~10시간 가량 버스에서 머물게 된다"며 "기존 경비 버스와 달리 진동과 소음이 적어서 체감하는 피로도가 훨씬 낮아 기동대원 대부분이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행 중에도 별다른 소음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미국대사관에서 서울시청까지 순찰하는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윤지숙 기동대장은 "대원들이 '모노레일을 타는 것 같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속버스나 시내버스 운행 중 느낄 수 있는 기어 변경이나 제동도 훨씬 부드럽게 느껴졌다. 운전대원 김 경장은 "기존 경찰 버스보다 운행이 쉽고 추진력이 좋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도 높아 최대 수소 충전 시 4~5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는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경찰 수소 버스는 이틀에 한 번씩 충전을 하고 있다.
순찰운행 중인 경찰 수소버스. /사진=이재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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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버스 도입으로 경찰은 더이상 도심 공기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손가락질도 피하게 됐다. 경찰 버스는 장시간 대기 시간동안 공회전하면서 내뿜는 매연 탓에 대기 오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주차 후 차량 머플러에 배기가스 유도관을 설치하던 풍경도 이제 사라질 전망이다.
경찰 수소 버스에선 매연이 나오지 않고 수증기(물)만 배출된다. 매연저감장치(DPF)가 설치된 기존 버스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수증기 배출구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근처에 있는 기존 버스에선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났다.
매연이 사라지니 기동대원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눈빛도 달라졌다고 한다. 이 팀장은 "매연때문에 경찰 버스만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이 달라졌다"며 "친환경 버스 등이라고 쓰인 문구를 유심히 보는 시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친환경 차량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제작한 경찰 수소 버스는 더 확대될 예정이다. 경찰이 올해 국회에 신청한 수소 버스 예산은 2대에서 4대로 늘었다. 경찰청장 등 주요 관용 차량도 점차 수소차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동환 경찰청 첨단장비계장은 "직원 근무여건 개선과 도심 공기질 보호 등에 수소 버스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친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공공기관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소 버스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경찰 버스 머플러에 배기가스 유도관을 설치해 매연을 우회시킨 모습. 서울지방경찰청이 시민 양해를 구하는 안내판을 설치해 뒀다. /사진=이재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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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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