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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서울시, 사라져가는 ‘향토민요’ 경험·보존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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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에서 베를 짜며 흥얼거리는 아낙네들의 소리, 소를 몰고 논과 들로 이동하며 불렀던 초동들의 소리, 소중한 사람을 잃고 마음을 달래는 애절한 소리, 바다에서 풍어를 기원하며 불렀던 염원의 소리….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향토민요’를 보존하는 전문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종로구 와룡동에 21일 개관했다.

향토민요는 일정한 지역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부르던 노래다. 전문 소리꾼이 부르는‘통속민요’와 달리, 민중들의 입을 통해 불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의 삶과 정서는 물론 언어적 특징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소리박물관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려워진 전국 각지 향토민요 음원 2만 곡을 수집해 놓은 국내 최초의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이다. 시민 누구나 향토민요를 듣고 보고 경험해볼 수 있다. 2만개 음원은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서 전국 900여 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채록한 1만8000여 곡을 비롯해 무형문화재와 국악인 등이 2000여 곡을 기부했다. 시는 문화방송과 지난해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통해 수집한 향토민요와 당시 사용된 녹음장비, 답사노트 등 관련자료 일체를 무상기증 받았다. 박물관에는 릴 재생기, 옛 음악교과서,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LP음반, 공연의상 등 실물작품 5700여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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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소리박물관은 지상 1층~지하 2층(연면적 1385㎡) 규모로 음원감상실(1층), 상설전시실(지하1층), 영상감상실(지하2층), 우리소리 아카이브(1층 별채)로 구성돼 있다.

음원감상실에서는 서민의 삶과 애환이 묻은 전국 팔도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첨단기법으로 현장감 있게 향토민요를 보고 듣는 이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영상감상실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과 양 옆의 고음질 음향시스템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별채에 마련된‘우리소리 아카이브’는 2만여 곡의 향토민요 음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류·보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전시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소리들을 자료검색대를 통해 검색 후 들어볼 수 있고, 심화학습을 위한 서적, CD플레이어도 마련돼 있다.

우리소리박물관 인근에는 앞서 2016년 국악전문 공연장으로 문을 연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서울시는 궁중음악 중심의 국악당과 서민음악인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인 우리소리박물관을 전통음악을 보존·계승하는 공간인‘돈화문 국악로’로 운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물관 개관식은 이날 오후 2시 한국문화정품관 앞마당에서 개최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영종 종로구청장, 유물기증자,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이 유물을 기증한 시민 13명에게 기증증서를 수여한다.

우리소리박물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7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이명희 기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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