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무기계약직 전환" 판결 뒤집어…대법 "국립대 조교, 공무원 신분"
연구 업무에 종사하던 조교가 아니었으므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라고 본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조교가 공무원 신분이라는 점이 인정된다면 맡은 업무와 관계없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전직 전남대 교직원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07년 3월 국립대학교인 전남대에 계약직 홍보담당관으로 임용된 A씨는 2010년 3월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다. 대학 측은 A씨를 기간제법에 따라 무기 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2010년 3월 박씨를 조교로 임용해 1년 단위로 재임용했다. 그러던 중 A씨는 2014년 3월 "근로계약 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대학으로부터 해고당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기간제 근로자가 2년 넘게 일하면 무기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간주하지만 조교는 그 적용 대상에서 빠져있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무기 계약 전환 대상자인 기간제 근로자를 조교로 임용하는 관행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해고가 부당하다며 소를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실질적으로는 연구 업무 등을 한 조교가 아니므로 2년을 초과해 일하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기간제법 적용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2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법률상 조교는 특정직공무원 내지 교육공무원의 지위가 부여된다"며 "조교는 이와 같은 신분을 보장받는 대신 법정 근무 기간을 1년으로 하며, 기간제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A씨가 조교로 임용돼 교육공무원 혹은 특정직공무원 신분을 실제 취득했는지 심리한 뒤, 이를 토대로 A씨가 조교 임용 후에도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기간제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1·2심이 국립대 소속 조교의 신분과 기간제법 적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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