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檢, 불기소사건기록 열람·등사 범위 확대해야"

"불기소사건기록 열람·등사 신청자 범위 법규정 마련돼야"

국회의장에 형사소송법 개정, 법무장관에 규칙 개정 권고

© News1 서혜림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피의자와 변호인 등 사건 관계자만 불기소 사건 기록을 열람하고 등사할 수 있는 점에 대해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판단했다.

인권위는 21일 국회의장에게 불기소사건기록 열람과 등사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신청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아울러 법무부장관에게 불기소사건기록 열람·등사 신청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검찰보존사무규칙을 신속히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현행 검찰보존사무규칙에 따르면 불기소 사건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을 피의자나 변호인, 고소·고발인, 피해자, 참고인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신청할 수 있는 자료도 본인의 진술이 기재된 서류와 본인이 제출한 서류 등으로 정해놨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불기소 사건의 경우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면 언제든지 피의자를 다시 기소할 수 있어 수사 기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신청인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기록에는 개인의 사생활 정보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불기소 사건 열람·등사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에 별도로 규정된 내용이 없고 정보공개에 관한 기본법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도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법령으로 명확히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시 이를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또 현재 본인이 제출한 서류 등만 열람하고 등사할 수 있다고 규정된 점에 대해서도 다른 기록물까지 열람 범위를 확대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이미 불기소 사건기록을 열람하고 등사하는 사람의 범위가 제한된 상황에서 서류 범위까지 제한하면 국민의 알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봤다.

2010년 서울행정법원은 불기소 사건 기록공개 관련 소송에서 고소인의 권리 구제를 위해 고소인이 제출한 서류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참고인 진술 조서 등을 공개해야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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