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시즌제' 발표…"국내적 요인 해결에 최선 다해야"
서울시 '12∼3월 미세먼지 집중관리' |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겨울을 맞아 강력한 미세먼지 사전 예방대책을 펼치겠다고 21일 천명하며 국회 지원을 호소했다.
박 시장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12∼3월을 평상시보다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 기간으로 잡아 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 상시적인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내용의 '미세먼지 시즌제'를 이날 발표했다.
그는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번 회기에 얼마든지 통과될 수 있다고 본다"며 "반드시 통과 시켜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세먼지는 국내 요인도 상당히 많으므로 국내적 요인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외국 도시들과의 협력으로 외부 영향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박 시장 등 서울시 관계자들이 취재진과 나눈 일문일답.
-- 미세먼지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전망은.
▲ 시즌제 핵심인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을 위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특별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저희 생각에는 이번 회기 안에 얼마든지 통과될 수 있다고 본다. 미세먼지는 우리 모든 국민의 고통의 근원이고 국민 생명, 안전, 건강에 관계된 것이다. 이런 미세먼지에 관해서 국회가 듣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온 국민의 고통 해결을 위해서 국회도 정기 국회 만기 이전에 반드시 통과 시켜 주실 것을 촉구한다. 서울시는 이미 5등급 차량 운행 전면 제한 조례안이 (서울시의회에) 올라가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그럴 의지가 있다. 국회 통과가 되면 수도권 전체가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을 적어도 내년 2월부터는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 미세먼지 특별법 개정안 발의가 지난 8월인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논의를 전혀 못 하고 있다. 5등급 차량 제한을 이번 시즌 안에 할 수 있는가.
▲ 국회가 여러 정당 간 정치적 현안 때문에 논의를 못 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미세먼지 문제는 특히 12월이 되면 그야말로 심각해지는 상황이 되고 온 국민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낳는 재난의 상황임은 누구나 인식하므로 여야가 이 시즌을 그대로 넘기지는 않지 않을까. 다른 여러 현안과 달리 미세먼지 문제는 정당이나 당파적 이해를 넘어서는 국민 보편적 사안이고 관심 사안이므로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저희도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
-- 시즌제가 효과를 내려면 협조해야 하는 경기와 인천은 아직 조례 발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합의가 어느 정도로 이뤄졌는지.
▲ 경기, 인천과 함께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을 해야 확실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3개 시도가 그동안 국무조정실이나 환경부 주관하에 논의를 계속했다. 이번 시즌 중에도 운행 제한을 시행하는 데 큰 틀에서는 합의가 됐다. 물론 조례가 상정되지는 않았지만, 국회 통과와 더불어서 조례도 적용해서 2월부터는 시행하자는 합의가 돼 있다. 자세한 세부 사항은 실무 부서 간 논의가 진행 중이다.
-- 서울시가 대책을 추진해도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오면 한계가 있을 텐데 중국과 진행 중인 협의는.
▲ 국민 다수는 우리가 아무리 해도 외부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데 그러면 (국내 정책의) 의미가 줄어들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신다. 이번에 한·중·일 정부 합의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약 32% 정도가 중국 배출원의 영향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편서풍으로 중국의 오염 물질이 한반도로 이동하면 그것이 대기 정체 현상에 따라서 그대로 머무르고 거기에 국내적 요인이 결합해서 굉장히 심각한 고농도의 미세먼지 현상을 보여준다는 것이 우리가 분석한 바다. 국내 요인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므로 국내적 요인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오늘 저희가 발표한 것이다.
동시에 중국이나 외부의 영향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외국 도시들과의 협력에 의해 이뤄진다. 다행히도 서울시는 그간 베이징 등 중국 여러 도시나 울란바토르 등 몽골 도시, 일본 도쿄와도 꾸준히 협력했다. 베이징과는 저희가 통합 위원회를 만들어서 상시로 논의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은 시즌제를 우리보다 앞서서 시행하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려고 획기적인 조치를 많이 했다. 서울은 또 아시아 13개 도시와 함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 간 협의체를 운영한 경험이 있고 현재 새롭게 동북아의 '동아시아 맑은 공기 도시 네트워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 간 협의를 통해서 국가 간 협의 못지않은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겠다.
서울시 '12∼3월 미세먼지 집중관리' |
-- 시즌제로 전체 초미세먼지의 어느 정도를 줄일 수 있나.
▲ (이하 김의승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저감 효과 분석이 굉장히 어렵기는 하다. 서울연구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원이 함께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전국 모든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저희가 준비한 모든 조치가 다 이뤄진다면 서울 지역 미세먼지 배출량의 최대 28%가 저감된다.
-- 중국발 미세먼지가 70% 정도라는 얘기도 있다. 국내 배출량의 28%라면 총 미세먼지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효과가 있는 것인가.
▲ 미세먼지 농도나 요인은 언제 어떻게 측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요인이 있는 것은 맞고 고농도 시기에 그 영향이 커지는 경향도 있다. 다만 그 상황에서 내부 요인에 의한 기저 농도를 낮추지 않으면 외부 요인이 몰려왔을 때 걷잡을 수 없이 농도가 높아진다. 그동안 여러 정책을 했으나 단기간, 사후적으로 했으므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빈발하는 시기의 기저 농도를 낮추자는 것이 이 정책의 목표다. 물론 외부 요인을 낮추는 부분도 중요하다. 최근 중국 도시들도 저감 노력을 하고 있으므로 상호 교류하고 함께 노력할 때 할 수 있다. 오늘 발표 내용은 국내 기저 농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으로 이해해달라.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배출원에 대한 더 정밀한 분석과 연구도 필요할 것이고 이를 저감하기 위한 기술적 부분도 개선해야 한다. 오늘 발표한 것이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서울시 대책의 최종판이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
-- 특별법이 개정돼서 전국 5등급 차량의 서울 통행을 제한할 경우 제대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지.
▲ 기존에도 폐쇄회로(CC)TV 56개로 외부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비상저감조치 때 위반차량 단속을 시행해봤다. 다만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안내해야 하므로 법이 통과돼도 바로 시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녹색교통지역에서 시행 중인 것처럼 5등급 차량이 서울로 진입하면 문자 등으로 안내할 수 있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는 하고 있다.
-- 미세먼지 시즌제 정책의 예산은.
▲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 보급, 전기차 보급,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저감시설 지원 등을 모두 합하면 5천331억원으로 2020년 예산으로 시의회에 제출된 상태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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