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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기자들과 만나 "핵 문제와 관련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대해 꿈도 꾸지 말라는 18일 김영철 아태평화위원장 담화의 연장선이다.
북한의 의중을 대변해 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9일 북한의 이같은 강경 메시지를 "미국에 대한 조선(북한)의 최후통첩"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신보는 "시간 벌이를 위한 무익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조선(북한)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 북한의 추가조치가 없다는 것은 확고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가 '최후통첩'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북한이 협상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그 기간 안에 미국이 결단해야 한다는 촉구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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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 전략인가? '새로운 길'의 선택인가?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대미 강경 메시지는 일반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한 협상 전략으로 해석된다. 탄핵으로 곤경에 처해있고 내년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강하게 밀어붙여 북한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협상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기에는 다소 의아한 부분도 있다. 북한이 최근 주장하고 있는 부분, 즉 핵 문제 논의는 협상테이블에서 내려왔다거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전에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하는 이유가 북한 비핵화 때문인데,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뒤로 미루겠다고 하면 미국이 협상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 북한이 미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이 최근 강경한 대미 메시지를 내는 무게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협상을 위한 밀고당기기 차원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의 선택에 있는 것인가?
적어도 지금 상황은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에 목을 매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요구를 해서 미국이 받아주면 북한에게는 물론 좋은 것이고, 혹시 협상이 깨진다 해도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 듯하다. 북미협상이 어떻게든 풀려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시점이 됐다.
안정식 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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