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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최대 통신재난’ KT 아현지사 화재, 그 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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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한 하루 뒤인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아현동 한 상점에 카드 결제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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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4일 폭 2m, 높이 2.3m, 길이 112m의 작은 통신구(케이블 부설을 위한 지하도)에 불이 났다. 서울 중구·용산구·마포구 등 5개 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 통신에 장애가 빚어졌다. 유·무선 전화기와 인터넷은 먹통이 됐고, 소상공인들은 카드 결제를 할 수 없어 수입이 줄었다. 응급환자가 119 신고를 제 때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불은 10시간만에 진화됐지만, 통신이 모두 복구되기까진 일주일이 걸렸다. 이후 피해 접수된 1만3500여건의 지역 상점에 대해 40만원~120만원의 지원금을, 80만명은 요금 감면을 받았다. 하지만, 재산 피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신이 끊기는 것은 국가적 비상상황’이라는 경각심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21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KT 아현지사를 찾았다. 화재가 난 뒤 1년 동안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잘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자리다. 최 장관은 “지난해 발생한 통신구 화재는 통신재난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였다”며 “초연결사회에서의 통신망 장애는 지난해 사고보다 더 큰 경제적·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므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통신망이 끊김없이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구 화재 이후인 지난해 12월 정부는 통신재난 대책을 내놨다. 기존 A·B·C 등급 재난관리 대상시설에만 통신시설 점검을 했던 것에서 D 등급까지 그 범위를 늘리고, A·B·C 등급의 점검주기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D급 통신시설까지 통신망 우회로를 확보하도록 하고, 500m 이상 통신구에만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던 것에서 모든 통신구에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또 특정 통신사에서 재난이 발생한 경우, 이용자들이 다른 통신사의 통신망을 이용토록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통신 재난에 대한 통신사들의 손해배상 금액을 높히는 등의 조치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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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인근에서 화재 복구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탄 지하의 광케이블을 제거하고 새로운 광케이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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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도 지난 3월 향후 3년간 4800억원을 안전대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통신구 내 소방시설을 강화하고, A·B급 통신국사에 통신국사와 변전소간의 전력 이원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9월에는 통신구, 통신주, 맨홀 등을 인공지능(AI)이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재난별 상황을 가정한 도상훈련, 현장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통신재난 대비가 세계 최고수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통신사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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