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1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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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와 관련해 기업의 부채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제를 바젤Ⅲ(국제은행 자본규제) 산정방식처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학계에서 나왔다. 레버리지 규제는 2017년 9월 최종구 금융위원장 시절 당국이 주로 은행권 등에 제시한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개편안'에 포함됐던 내용인데, 다시 거론됐다. 최근 증권사 부동산PF 유동화시장 시공사 신용등급과 도급순위가 모두 내리는 등 질적 하락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다. 사업보고서에 부동산PF 관련 위험요인 공시를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됐다.
21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개최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리핑엔 이석훈 선임연구위원과 장근혁 연구위원 등이 연사로 나섰다.
자본연에 따르면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2014년 4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7000억원으로 3.3배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37.4%에서 54.9%로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IB) 수익도 2013년 말 6349억원에서 지난해 2조6376억원으로 늘었다.
자본연은 이 같은 성장세에 대해 증권업계가 부동산PF 위험요인 현황이나 증권사별 위험 익스포저보다 양적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질적 하락세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시공사 신용등급과 도급순위 모두 하락세다.
전체 대비 신용등급이 'A-~A+'인 시공사의 비중은 2017년 상반기 49.7%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32.2%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무등급' 비중은 25.7%에서 39.3%로 증가했다. 시공사의 면면을 봐도 도급 순위가 1~10위인 시공사 비중은 최근 2년 새 58%에서 48%로 줄었다.
자본연은 "시장이 침체되면 부동산PF 대출채권이 부실화되고 매입을 보증한 증권사 신용이 하락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최악의 경우 증권사들은 부동산PF와 함께 주식, 채권 등 자산 위험이 동시에 확대돼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자본연은 금융당국에 레버리지 규제와 공시 강화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레버리지 규제는 바젤Ⅲ 레버리지 산정방식처럼 산정대상 항목을 부외항목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연은 "레버리지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금융 및 경제 위기에 부동산시장도 침체될 가능성이 커 부동산PF와 주식·채권 등 트레이딩 자산들의 위험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본연의 이 같은 주문은 2017년 금융위원회가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를 발표하면서 업권별로 레버리지 규제, 건전성 분류 기준 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최 전 금융위원장은 당시 "투자은행과 금융투자업계가 혁신기업 발굴·육성에 소극적이고 부동산PF금융 위주의 보수적 영업관행을 지속함으로써 영업모델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초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IB 업계에선 신규 투자 요인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레버리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생산적금융을 강조했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오른쪽 두 번째)./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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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강화의 경우 현행 부동산PF 대부분이 무등급으로 위험값이 산정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부동산PF 간 질적 수준을 현 체계로는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보유 부동산PF 현황과 위험 익스포저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영업 전략을 공격적으로 가져가면서 위험 익스포저를 과도하게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런 주문은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대체투자 부동산 PF 익스포저 관리를 위해 금융당국이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 주석에 관련 내용을 표기하는 등 공시를 강화하라고 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본연은 "증권사의 사업보고서에 부동산 PF 관련 위험요인이 지금보다 상세히 공시되도록 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위험관리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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