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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트럼프 측근 선들랜드의 배신…"우크라이나 압박, 비밀이 아니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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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폼페이오 국무장관·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 등 지목 "모두 알았다"

"줄리아니와 일하고 싶지 않았지만 트럼프 명령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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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가 20일(현지시간)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 그간의 진술을 뒤엎고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를 인정한 것이다. 자신을 비롯한 참모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는 진술도 했다. 선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액을 기부한 '큰 손'이다. 자신이 임명한 외교관이자 측근이 이같은 증언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선들랜드 대사는 이날 미 하원 탄핵조사 공개청문회에서 "나를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우크라이나가 부리스마에 대해 수사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며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부리스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임원으로 근무했던 우크라이나 가스 업체다. 선들랜드 대사는 서면 모두발언에서도 "백악관의 통화와 관련해 대가가 있었는지를 묻는다면, 내 답변은 '그렇다'이다"라고 시인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부리스마,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뒷조사를 압박했다고 보고 탄핵 조사를 추진했는데, 선들랜드 대사가 이를 인정한 셈이다.


그는 본인과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 등 이른바 '세 친구(three amigos)'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일해 왔다고도 밝혔다. 그는 "'줄리아니와 대화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곧 명령이었다"며 "줄리아니와 일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명령을 따랐다"고 부연했다. 에너지부는 즉각 반박 성명을 냈고, 선들랜드 대사는 "이제 친구를 잃은 것인가?"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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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내 핵심 인사들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언급도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일원이었고, 비밀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을 지목했다. 그는 9월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대가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외에 선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 측은 "선들랜드 대사가 주장한 논의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는 7월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가 이뤄진 후,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 국방부에 군사 원조를 문의했다는 로라 쿠퍼 국방부 부차관보의 증언도 나왔다. 쿠퍼 부차관보는 우크라이나 측의 문의가 담긴 이메일 두 통도 공개했다.


탄핵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반격하고 있다. 그는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 애플공장 견학을 하는 중 기자들에게 "(선들랜드 대사의) 증언은 환상적이었다"며 "(증언은) 내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대가는 전혀 없었다. 조사를 즉시 끝내야 한다. 우리는 오늘 이겼을 뿐 아니라, 이제 끝났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역시 성명에서 "선들랜드 대사의 증언은 사실보다는 그가 믿는 것을 바탕으로 했다"며 대가성을 거듭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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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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