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가 탄원서 시발점
무죄보다 선처요구 주장..범대위 공식입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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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기자] 20일 오후 3시. 수원에서 트럭에 탄원서 박스 23개를 싣고 대법원으로 향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묻어있다. 범대위 발기인 등 30~50명이 동행한다. 이들은 대법원 정문에서 집결후 트럭에서 1상자씩 들고 민원실에 접수한다.
탄원서 숫자는 정확한 집계가 사실상 어렵다. 개인, 단체 등이 범대위에 알리지 않고 대법원에 제출한 숫자는 집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범대위가 밝힌 탄원서는 ▷서초동 촛불시위 현장 탄원서 6만9521명 ▷지역별 탄원서 3만8061(범대위 취합(미도착분 반영안함) ▷직능별 탄원서 2만179 범대위 취합(미취합된 내용 있음) ▷이메일 등으로 접수 8921 (오프라인과 중복파악 불가) 등 13만6682명이다. 이 또한 추정치다.
범대위는 탄원서 불씨는 이국종 교수가 지폈다고 보고있다. 범대위 측은 공식입장은 무죄보다 선처 다. 이들은 “내부에서도 똑같은 입장차가 있다. 당당하게 무죄를 주장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법원의 권위를 생각해서 선처를 호소하는게 더 낫다는 입장이 있다. 우리 범대위는 후자 입장이 더 강하다. 후자 입장이 더 많은 분들을 포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대위의 공식 논평, 보도자료에는 '선처호소'가 기본이다”고 했다. 즉 100만원 미만 벌금형으로 당선이 유지된다면 이들의 소원이 이뤄진 셈이다.
■다음은 범대위 기자질의응답 요지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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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자 총인원은=실질적인 총 인원을 파악하기 어렵다. 워낙 많은 지역과 단체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한 탄원서는 사실상 파악하기도 어렵다. 모든 탄원인이 우리 범대위를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리다. 다만 언론을 통해 이미 접수되었다고 알려진 내용은 최대한 추정해서 인원을 작성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탄원에 참여했다고 생각하나?=우리도 놀라고 있다. 11월 들어서는 거의 매일같이 탄원이 몰려들었다. 인원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지역과 부문에서 진행돼 하나의 자료로 정리하는것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 지사에 대한 2심선고가 국민들의 법상식으로 보기에도 다소 억울하다는 측면이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정치인에 대한 선거법 관련 재판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히려 강력한 엄벌을 주장하는 탄원도 있다는데?=있다고 들었다. 하나도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다만 숫자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범대위 입장에서야 좀 아쉽게 생각하지만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데 모든 사람이 다 선처를 원한다고 믿기에는 무리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가장 의미있는 탄원인은 누구라고 보는가?=모든 참여자가 다 중요한 분들이지만 이국종 교수가 이번 탄원의 시발점을 만들었다는 점에 가장 의미있는 탄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우리 범대위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것이 9월 25일인데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께서 이미 탄원서를 제출했다. 응급구조와 관련하여 많은 업적을 갖고 있는 이국종 교수의 탄원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탄원서 제출의 흐름을 만들었다. 그동안 마음만 갖고 있던 분들도 이국종 교수의 탄원서 제출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고 탄원대열에 동참하기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법륜스님과 도법스님, 자승스님께서도 탄원을 제출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미 조계종의 총무원장인 원행스팀도 탄원에 동참해 주셨다. 경기도 단위에서는 7대 종단의 종교인들 역시 탄원에 동참해 주셨는데 이런 분들의 탄원은 우리사회에서 받아들이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탄원참여는 언론에서도 매우 놀라는 분위기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번 지방분권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도 소속 정당의 입장을 떠나 자치단체장으로서 자기의 입장을 뚜렷히 했던 분이어서 우리는 권시장의 참여가 놀랍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매우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은 분이기 때문에 이런 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분이다. 해외에서도 많은 탄원서가 도착했다. 어떤 분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기에도 좀 어렵다. 쿠바나 북유럽에서까지 이런 탄원이 왔다는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탄원이 실제 대법원 판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도움이 된다, 안된다는 우리가 말하기 어렵다. 범대위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탄원을 진행한 것이다. 대다수의 자발적 참여자들 역시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보다 탄원을 바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이를 보여주는데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탄원이 법원의 감정을 건드린다는 주장도 있다. 그것 역시도 우리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우리의 간절한 마음만 전달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범대위의 주장은 무죄인가? 아니면 선처인가?=범대위 내부에서도 똑같은 입장차가 있다. 당당하게 무죄를 주장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법원의 권위를 생각해서 선처를 호소하는게 더 낫다는 입장이 있다. 우리 범대위는 후자의 입장이 더 강하다. 후자 입장이 더 많은 분들을 포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대위의 공식 논평, 보도자료에는 '선처호소'가 기본이다.
▶위헌소송을 낸 상태다. 위헌소송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는가?=이 역시도 법원의 소관사항이라 우리가 말하는 것이 어렵다. 다만 범대위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당선무효형 선고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되기를 소망할 뿐이다.
▶일부에서 공조직의 탄원 참여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범대위는 어떻게 생각하나?=범대위가 공직에 있는 분들에게 탄원을 요청할 정도로 판단능력이 부족하지는 않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에서 일을 하다보니 생긴 헤프닝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활동을 하다보니 워낙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재명 지사 탄원을 위해 범대위 말고도 다른 단체들도 참여했다는데 그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이 점은 처음부터 있던 문제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입장이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지지의 이유가 다양하듯 이번 탄원에 참여하는 단체와 그 주장도 모두 다르다. 말 그대로 우리는 우리 범대위의 입장에서 탄원을 추진했을 뿐이다. 더 많은 단체가 범대위와 보조를 맞춰 주시기를 원하지만 강제할 방법도 없다. 다양성의 하나라고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앞으로 범대위는 어떤 활동을 하나, 탄원서는 계속 낼 것인가?=범대위가 주도적으로 탄원서를 모으는 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자발적으로 보내오는 탄원서는 경우에 따라 보도자료 정도를 내고 대법원에 제출하는 활동은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기로 볼 때 탄원의 효력이 가능하려면 오늘 정도에는 마감되어야 하지 않을까 예상할 뿐이다. 그동안 범대위의 활동을 다양하게 보도해 주신 언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deck91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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