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오일뱅크 홈페이지) |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최근 투자 시장에 불고 있는 ‘리츠 광풍’이 주유소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국·호주 등 해외에서는 이미 다수의 상품이 흥행에 성공한 주유소 리츠가 국내에서도 성공사례를 쓸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매입한 SK네트웍스 주유소 193개를 담은 공모리츠를 내년 하반기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코람코자산신탁-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1일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입찰에서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컨소시엄은 직영주유소 203개와 임대 주유소 111개 등 총 314개의 주유소 인수 희망가로 약 1조3000억원을 베팅해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주유소 314곳 가운데 임차 주유소 111곳은 현대오일뱅크가 임대차를 승계한다. 직영 주유소 203곳 중 193곳을 묶어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로 상장하고, 나머지 직영주유소 10곳은 디벨로퍼에게 매각한다.
향후 자산실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SK네트웍스와 매매계약을 완료하고, 편의·상업시설을 혼합한 복합 주유소 형태로 가치를 높인 뒤 하반기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주유소 리츠의 예상 시가총액 4000억원, 연 6%대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해당 리츠가 출시되면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한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 ‘주유소 리츠’가 출시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 및 지분에 투자해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하지만 해외에는 이미 다수의 주유소 리츠들이 있다. 미국 게티리얼티(GYT)는 주유소와 편의점 900곳을 편입한 리츠로 시가총액 13억6000만 달러 규모이며, 2020년 예상 배당수익률은 4.5%로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안정적 고배당이 장점이다. 시총 21억호주달러 규모인 호주의 대표적인 주유소 리츠인 비바에너지리츠(VVR)는 약 450개의 주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배당수익률 4~5%를 유지하고 있다.
이경자·소지윤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유소 리츠는 그간 주요 운영자산이던 오피스나 리테일에서 주유소로 투자대상을 확대한 것”이라며 “이번 딜은 해외 리츠 선진국처럼 국내 리츠산업도 투자자산의 다변화와 시장 확대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상 주유소는 통행량이 많은 곳에 위치하고, 특히 SK네트웍스의 주유소는 수도권 비중이 높아 개발 잠재력이 크다. 과거 여의도역 부근 SK주유소 부지를 활용해 개발한 ‘S-Trenue’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 혜택 방안이 추진되면 향후 리츠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는 ▲공모리츠에 대한 재산세 분리과세 ▲배당 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공모리츠에 대한 취득세 30% 감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배당소득과 함께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 정부가 내놓은 리츠 활성화 방안의 골자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우량 부동산 매물이 리츠 시장으로 다수 편입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공모리츠에 대해 분리과세를 그대로 적용키로 했는데 이는 토지분 종부세 면제를 의미한다. 앞으로 더 큰 수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국토부도 공모·상장리츠 확대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공모 자산운용사들은 앞으로 공공시설과 같은 양질의 자산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츠 활성화 대책은 사실상 공모리츠 폭풍성장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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