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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삼성 vs LG, 4년전 약속 잊은 ‘TV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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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삼성전자(위)와 LG전자(아래) 유튜브 화면 캡처.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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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양사는 연말 특수를 앞두고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상대방의 제품을 비방하는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2015년 5건의 소송전을 벌이다가 극적인 합의를 통해 갈등을 해결한 양사가 4년만에 다시 치열한 비방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나서 맺은 ‘신사 협정’도 무용지물이 된 상태다.

이번 TV 전쟁의 시작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시작됐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 2019년형 QLED TV가 8K TV 해상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서울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화소수 뿐만 아니라 밝기, 컬러 볼륨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오프라인에서 시작된 ‘TV 전쟁’은 온라인으로 넘어와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LG OLED TV vs LED TVs’란 영상을 게재하고 LED TV의 단점을 지적했다. LED TV는 색을 내기 위해 백라이트에 의존하고 백라이트로는 완벽한 블랙을 얻을 수 없으며 디자인이 두꺼워진다는 주장이다.

지난 15일에도 LG전자는 ‘LG OLED vs LED:어느 TV가 별을 더 잘 표현하는가?’란 영상을 통해 OLED TV는 별들을 완벽하게 표현해내지만 QLED TV의 경우 별들을 잘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전에도 LG전자는 지난달 25일 ‘차원이 다른 LG올레드 TV 바로알기-Q&A’편을 통해 QLED TV를 저격한 바 있으며 9월 24일에는 ‘뜻뜯한 리뷰’를 통해 삼성전자 TV를 분해하기도 했다.

LG전자의 공세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삼성전자는 10월말부터 비방전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왜 사람들이 OLED TV 보다 QLED TV를 선택할까?’라는 영상을 업데이트했다. 이 영상을 통해 삼성전자는 더 높은 밝기, 어두운 장면에서 풍부한 디테일, TV 번인에 대한 걱정이 없는 점 등을 QLED TV 강점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영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LG전자 OLED TV와 삼성전자 QLED TV 비교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3차례 TV 번인 현상을 설명했던 것과 달리 직접적으로 LG전자 OLED TV를 거론했다.

석달간 비방전이 이어지며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년전 합의서를 잊었다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2015년 3월 양사는 당시 시끄러웠던 ‘세탁기 소송’을 포함 5건의 소송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구본무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최고 경영진이 소모적인 싸움보다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주력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당시 합의서에는 ‘삼성전자 및 LG전자 양사는 사업 수행 과정에서 갈등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 조치는 지양하고 양사 간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했다’고 씌여져 있다.

일각에서는 합의를 잊고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비방전이 국익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튜브 비방전에 대해 자사 TV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활동이라는 입장인 만큼 당분간 이 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번인 현상 관련 영상은 몇 년전부터 QLED TV의 강점을 알리기 위해 해왔던 활동”이라며 “최근 LG OLED TV와 QLED TV 비교 영상은 지속되는 LG 측의 비방 공세에 대한 대응적인 성격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국내기업끼리 싸움은 자중하고 정정당당하게 제품과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또한 “유튜브 활동은 LG 올레드 TV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활동”이라며 “삼성전자가 올레드 TV를 계속 공격 중인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 기반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OLED를 문제삼는 것은 조급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는 글로벌 1, 2위 업체간 기술 경쟁력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며 “국내기업간의 싸움이라고 보는 시각은 현재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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