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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박미애의 씨네룩]확장된 이야기, 사라진 '렛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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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LOOK..'겨울왕국2'

천만 찍고 5년 만에 돌아온 애니메이션 영화

이데일리

‘겨울왕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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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렛잇고~ 렛잇고~”

애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렛 잇 고”를 불렀던 때가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다같이 집단 최면에 걸렸던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노래의 인기는 대단했다. ‘렛 잇 고’(다 잊어). 비범한 능력을 지닌 탓에 자신을 억누르며 산 엘사가 혼자만의 왕국에서 마음껏 에너지를 방출하며 부르던 노래였다. 그의 고뇌와 열망을 꾹꾹 눌러 담은 3분 짜리의 노래는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렛 잇 고’ 열풍으로 이어져서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 천만영화라는 흥행을 낳았다.

엘사가 5년 만에 ‘겨울왕국2’와 함께 돌아온다. ‘겨울왕국2’는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흐른 뒤다. 에란델 왕국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다. 지금의 행복을 잃고 싶지 않아 엘사는 늘 마음 한 구석이 불안하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엘사를 두렵게 만들고, 에란델 왕국은 다시 한 번 위험에 빠진다. 전편에서 엘사와 안나 자매를 도왔던 트롤 파비는 에란델 왕국에 또 다시 찾아온 위기에 나타나 “이 모든 것이 과거에서 시작됐다”며 과거의 진실을 찾아 떠날 것을 조언한다. 엘사와 안나, 그들의 친구인 크리스토프·올라프·스벤은 위기에 처한 왕국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목소리가 가리키는 ‘마법의 숲’으로 모험을 떠난다.

‘겨울왕국2’는 엘사의 마법과 에란델 왕국의 비밀을 좇아서 에란델 왕국에서 벗어나 마법의 숲으로 무대를 옮긴다. 트롤에 이어서 북유럽 신화를 연상시키는 정령들(물 불 바람 땅), 북유럽의 풍경을 담은 이미지는 더 크고 화려하며 환상적인 스케일로 볼거리를 선사한다. 새로운 무대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에 들을거리도 풍성해졌다.

‘겨울왕국’이 남과 달라서 혼란스러운 엘사의 성장스토리에 집중했다면 ‘겨울왕국2’는 마법의 근원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서 엘사와 관계된 주변과 세계로 관심을 환기시킨다. ‘겨울왕국2’에는 엘사의 마법뿐 아니라 에란델 왕국의 과거를 둘러싼 비밀로 확장된 서사를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환경과 공존에 대한 범인류적인 메세지를 전한다. 공교롭게도 메시지에 동원된 소재들이 의도하지는 않았겠으나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도 인상에 남는다.

확장된 세계관과 이야기가 전체 관람가인 애니메이션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미지수다. ‘렛 잇 고’ 같은 ‘킬링넘버’도 없다. 뮤지컬 영화로서 기발하고 센스 있는 영상을 장착한 ‘평타’ 수준의 곡들은 있으나 감흥이 약하다. ‘렛 잇 고’ 열풍이 영화의 흥행을 견인했던 만큼 킬링 곡의 부재는 아쉽다.

별점 ★★★☆(★ 5개 만점, ☆ 반점). 감독 크리스 벅·제니퍼 리. 러닝타임 103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 11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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