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회의서 컷오프 폭 확정할 듯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담요를 덮고 눈을 감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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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핵심관계자는 2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1일 오후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인적쇄신과 관련 논의를 하고, 가능하면 물갈이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능하면’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한국당 주변에선 “21일에 인적 쇄신의 밑그림은 나올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가 20일 단식 농성을 시작하며 “칼을 들겠다”는 표현까지 써서다. 구체적으로는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2월 당 대표로 취임한 황 대표가 이처럼 직설적 화법을 쓴 건 거의 전례가 없다. 그런 만큼 당 안팎에선 “초고강도 인적 쇄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당 내분을 우려해 그동안 인적쇄신폭에 대해 공개 언급을 꺼려왔지만 더는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거다.
20일 밤 9시 30분,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으로 단식농성 장소를 옮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한영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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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물갈이 폭은 유동적이나 일반의 예상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총선기획단의 한 의원은 “현역 50% 이상을 탈락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30%, 40% 등 다양한 숫자가 거론되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아 21일 회의를 거쳐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정해지는 컷오프 비율에 따라 한국당에는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컷오프 비율을 40%라고 가정해도 지역구 의원 92명 가운데 적어도 36명이 물갈이 대상에 오르게 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순히 특정 지역이나 선수를 겨냥한 건 아닌 거로 안다. 당무감사 결과와 지지율, 의정활동 등 계량화된 점수로 기준을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성평가 등의 주관성을 최대한 공천룰을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한국당에서는 11월 들어 쇄신 목소리가 강하게 표출됐다. 김태흠 의원이 ‘영남·강남 3선 이상 중진 용퇴론’을 제기한 데 이어, 초·재선 의원들의 ‘중진 용퇴론’이 나왔다. 김성찬·유민봉 의원 역시 불출마 선언을 하며 당의 쇄신을 강조했다. 이후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하며 ‘당 해체’까지 언급해 쇄신 압박은 더 강해졌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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