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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13만명 냈다는 이재명 탄원서 재판 영향 줄까…전직 판사들에게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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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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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처를 구하는 약 13만명의 탄원서가 대법원에 제출됐다. 대량의 탄원서가 재판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국종 교수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시장까지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0일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받은 탄원서명부를 대법원에 전달했다. 범대위가 집계한 서명 추정 인원은 약 13만6000명에 이른다. 범대위 관계자는 “워낙 많은 지역과 단체에서 자발적으로 탄원서를 접수해 정확한 총인원은 파악하기 어렵다”며 “언론을 통해 이미 접수됐다고 알려진 내용을 최대한 추정해 집계했다”고 밝혔다.

범대위가 밝힌 탄원서 제출 명단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부터 칠레와 짐바브웨의 상원의원,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 만화 웹툰 작가 50명 등 다양한 인물이 포함됐다. 전국 14개 시‧도지사도 탄원에 참여했는데 특히 자유한국당 소속인 권영진 대구광역시장도 함께해 화제가 됐다. 범대위 측은 “모든 참여자가 다 중요한 분들이지만 이국종 교수가 이번 탄원의 시발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장 의미 있는 탄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권영진 시장의 참여도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형에 영향 미칠 것" VS "대법원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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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13만여명의 탄원 서명부를 제출하기 앞서 무죄를 탄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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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와 교수 5인은 “탄원서가 재판의 유무죄 판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양형에는 분명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들 중 4명은 “대법원 판결에서의 탄원서 제출은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여상원(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대법원은 이전 판결이 옳은지 만을 판단하고, 10년 이상의 징역 사건만 양형 부당을 사유로 파기할 수 있다”며 “이 지사의 경우 벌금형이라서 대법원이 너무 과한 처벌이라는 이유로 파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수원고법 형사2부는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여 변호사는 “무죄라면 대법원은 탄원서와 상관없이 파기환송할 것이고, 유죄라면 대법원에서 건드릴 양형이 아니니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탄원서가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많은 이들이 ‘이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라고 탄원한다면 양형 사유로 채택하긴 한다”며 “그러나 2심 재판부가 법률을 잘못 적용했는지를 따지는 데 탄원서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재판부에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정진경(법무법인 정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탄원서가 많이 제출됐다고 유무죄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판사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줘 다시 한번 검토하는 정도의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대표변호사는 “판사들도 자신의 판결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많이 고려한다”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왜 탄원서를 내겠나”라고 덧붙였다.

범대위 측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탄원을 진행한 것”이라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보다 탄원을 바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의미가 더 크다.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됐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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