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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스라엘 중도파 간츠도 연정 실패…'3번째 총선' 실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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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한숨 돌려…의회서 21일 동안 총리 후보 논의 예정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60) 대표가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지난 9월 총선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70)에 이어 간츠 대표까지 연정을 꾸리지 못하면서 또 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백당은 20일(현지시간) 밤 간츠 대표가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음을 알렸다고 밝힌 것으로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청백당의 발표는 연정구성 시한인 이날 자정을 몇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간츠 대표는 지난달 23일 리블린 대통령으로 연정 구성권을 부여받은 뒤 다른 정당들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120석 중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차기 총리의 '킹메이커'로 평가돼온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20일 낮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모두 포함된 연정에만 참여하겠다며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의 지도력을 모두 비판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8석을 얻은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을 이끌고 있다.

리에베르만은 네타냐후 총리 진영인 유대교 정당들이나 간츠 대표를 지지하는 아랍계 정당들과 손잡을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앞서 간츠 대표와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밤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연정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와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방안을 제시하고 자신이 먼저 총리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랍계 정당들이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연정에서 아랍계 정당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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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 간츠 이스라엘 청백당 대표[EPA=연합뉴스]



반면 간츠 대표는 검찰에 기소될 위기에 놓인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왔다.

이스라엘 검찰은 조만간 뇌물수수, 배임 및 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9월 17일 총선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먼저 총리 후보로 지명됐으나 연정 협상에 실패했다.

지난 총선에서 청백당이 33석으로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했고 리쿠드당은 1석 적은 32석을 얻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보수 진영은 모두 55석으로 아랍계 정당들을 포함한 간츠 진영(54석)보다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간츠 대표도 연정에 실패함에 따라 이스라엘 정치권의 혼란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

이스라엘 의회는 앞으로 21일 동안 의원 과반의 지지를 받는 총리 후보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간츠 대표의 연정 실패로 네타냐후 총리가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회에서 보수 진영이 우세하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간츠 대표보다 다시 총리직 기회를 잡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정권은 최근 안보 이슈를 부각하며 연정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2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이례적으로 표적 공습해 이란이 후원하는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휘관을 살해하는 등 최근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도 네타냐후 총리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더는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기존 외교적 입장을 41년 만에 뒤집고 이스라엘 정부에 힘을 실어준 발표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을 계기로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했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이스라엘 의회가 앞으로 21일 동안 마땅한 총리 후보를 찾지 못하면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3월까지 조기총선을 실시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이스라엘에서는 1년 사이에 총선이 3차례나 실시되는 사태가 처음 벌어진다.

올해 4월 조기총선이 치러진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했고, 이스라엘 의회가 리쿠드당 주도로 조기총선을 결정하면서 9월에 선거가 또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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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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