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업황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생명이 사업비와 임원경비, 사내·외 행사비 등을 줄이기로 했다.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로 다른 생보사까지 확산될 지 주목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내년도 실적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30%이상 비용 절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비와 임원 경비, 사내·외 행사비 예산 등 이익 성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는 예산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실상 전사적으로 비용을 절감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보험 업황이 계속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희망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용절감에 따라 발생한 이익은 생산성이 있는 부분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14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도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각종 외부 아웃소싱에 대한 계약단가, 고객 응대 등 전방위적인 면에서 비용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1500억원 가량 비용을 줄였고, 내년까지 1000억원 정도의 추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비용효율화는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삼성생명의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2202억원으로 전년 동기(2807억원)보다 21.6% 감소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도 976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267억원) 대비 7499억원(43.4%) 줄었다.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얻은 일회성 이익(7515억원)에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실시된 정기 세무조사에 따른 일시적 법인세 비용(300억원)이 반영된 것이 순이익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게 삼성생명의 설명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올 3분기 위험손해율은 88%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며 “법인세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도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며 말했다.
대대적인 비용절감은 전체 보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생명보험업계 2·3위사인 한화·교보생명의 경우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삼성생명과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치솟고 있는 실손보험료 손해율, 1조5000억원대에 달하는 자동차보험 적자 등으로 비용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올해보다 더 큰 규모로 전사적인 비용절감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특히 각 부서별 특성에 맞춰 비생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최대한 비용절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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